카니 BOE 신임총재, 인플레 통제 시험대

양미영 기자I 2012.12.17 14:03:47

WSJ, 최근 명목 GDP 목표치 도입 가능 발언 주목
인플레 목표 포기시 리스크 지적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최근 영란은행(BOE) 총재로 선임된 마크 카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명목 국내총생산(GDP) 목표치를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혀 그의 패기가 시험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니 총재는 캐나다 경제가 지난 2008년 짧은 경기하강을 겪는데 그치면서 캐나다 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따라 카니 총재가 부진을 거듭 중인 영국 경제 역시 잘 이끌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WSJ는 정치인들의 중앙은행 총재에 대한 과도한 칭찬은 좋은 신호가 되지 못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제어해야 하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측면을 지적하고 나섰다. 당장 명성이 덜하더라도 정치인들에 성공적으로 저항할 수 있는 이들이 진정으로 뛰어난 중앙은행 총재라는 얘기다.

WSJ는 그 예로 정치인들로부터 환호 받았던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보다 결국 인플레 방어를 강조했던 폴 볼커가 더 부각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또 일본 총선으로 물러날 예정이지만 최근 중앙은행 독립성을 강조해 온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BOJ) 총재도 언급했다.

카니 총재는 지난주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이 2%의 물가 목표치를 포기할 수 있다고 시사한 데 이어 그 역시 이를 포기하고 대신 명목 GDP를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인플레 대신 명목국내총생산(GDP) 목표치를 적용하면 중앙은행은 성장을 더 중시하면서 성장률이 낮을 경우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게 된다. 그러나 이를 어떤 나라도 현재 적용하지 않는 이유가 있으며 실제 적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실제 인플레에 대한 인식없이 생산이 얼마나 빨리 증가하는가에 대한 추정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신용 버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명목 GDP에 대한 국민 인식이 거의 없는 것도 위험하다고 WSJ는 설명했다.

결국 카니를 임명하면서 더 매파적 접근을 기대했던 이들은 그에게 실망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또 카니 총재가 영국 경제에 대해 연구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지만 많은 이들이 영국의 실질적 문제는 통화정책의 적극성 부족이 아니라 정치적 소심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GDP의 50%가 넘는 비생산적인 공공부문과 적자를 줄이지 못하는 적자감축 계획,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은행시스템 등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한 인플레 징후가 없는 한 정치인들은 어려운 선택을 회피하고 중앙은행은 계속 이에 순응할 것이라며 결국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야 진정한 중앙은행 총재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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