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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SRE)⑥신평사별 신뢰도 어떻게 변했나

이태호 기자I 2009.10.30 11:45:00

한신정평 떨어지고 한기평 급부상
"한두 건의 냉정한 평정이 순위 갈라"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지난 5년 동안 어떤 신용평가회사가 시장으로부터 가장 높은 신뢰를 얻었을까. 또 신뢰를 가장 많이 잃은 곳은 어디일까. 
 
지난 2005년 이후 총 10차례에 걸친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에서 신평사별 등급 신뢰도에 대한 점수는 큰 변화를 거듭해왔다. 등급 관련 크고 작은 조치에 따라 실망 몰표가 몰리는가 하면, 반대로 후한 점수가 집중되기도 했다.

추세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선두와 꼴찌 간의 자리바꿈이다.
 
SRE 초기 가장 높은 등급 신뢰도를 자랑했던 한신정평가가 최근 수차례의 조사에서 실망스러운 점수를 받으며 고전하고 있는 반면, 최악의 점수를 받았던 한국기업평가는 가장 신뢰받는 신평사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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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평, 꾸준한 신뢰회복 `호평`

SRE 초기 한기평은 신평 3사 가운데 등급 신뢰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후 신뢰도를 꾸준히 높이며 상황을 역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05년 4월 `제1회 SRE`에서 한기평 등급에 대한 신뢰도 점수는 불과 3.02점(5점 척도). 지난 10회 조사를 통틀어 3사 중 가장 낮은 기록이다. 한기평은 이후에도 세차례 연속 최저 점수라는 참담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초기 크레딧애널리스트들의 평가는 혹독했다. 지난 1~2회 조사에서는 평균 3점에도 못 미치는 불명예스러운 점수를 매겼다. 이들은 "다른 신평사에 비해 등급을 올리는 속도는 빠르고, 내리는 데는 인색하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한기평에 대한 평가는 점진적으로 개선됐다. 처음 조사 이후 4차례 연속 신뢰도 점수 상승이 지속됐고, 마침내 제5회 조사 때는 극적으로 1위에 올라섰다.
 
이후에도 한기평의 이유있는 `질주`는 계속됐다. 제6회 조사 때 잠시 2위로 물러났지만, 7~10회에 걸쳐 4회 연속 선두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신평 3사 중 최초로 건설업체들에 대한 무더기 등급 하향을 진행하면서 시장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또 올 8월에는 홀로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과감한 조치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자문위원은 "한기평이 잘 했다기보다는 다른 신평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았다"고 평가하며서 "사실 1위를 결정 짓는 것은 한두 건의 등급 액션인데, 어떻게 보면 선두를 차지하기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한기평의 등급 신뢰도 점수 변화(5점 척도, 네모 안의 숫자는 각 회별 순위)

 ◇ 한신정평, 신뢰도 하락 "믿었는데…"
 
한신정평은 한기평과 반대로 등급 신뢰도가 꾸준히 하락하는 모습이다.
 
한신정평은 지난 1~4회 조사 때만 해도 독보적인 신뢰도를 자랑했다. 특히 제3회 때 받은 3.62점의 신뢰도 점수는 10회 조사를 통틀어 3사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당시 크레딧애널리스트는 한신정평을 "등급 상승에 가장 인색하고, 하락에는 가장 적극적인 신평사"라고 호평했다. 매니저나 브로커 등 비크레딧애널리스트들도 한신정평이 매긴 등급이 가장 믿을 만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제5회 조사 이후 한신정평의 점수는 다시 3.5점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특히 제7회 때는 꼴찌로 추락하면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크레딧애널리스트들은 "대우건설이나 동부건설, 현대제철 등 시장의 관심이 높은 기업들의 등급을 올리면서 불신의 타깃이 됐다"고 말했다. "믿었던 만큼 실망의 기저효과가 컸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한신정평은 제7회부터 제10회까지 네차례 조사 가운데 세차례나 최하위 점수를 받고 있다. 특히 10회 점수는 3.15점으로 자체 최저 점수를 경신했다.
 
▲ 한신정평의 등급 신뢰도 점수 변화(5점 척도, 네모 안의 숫자는 각 회별 순위)

◇ 한신평, 2위권 정체 "변화가 필요해"

한국신용평가는 비록 한번도 선두에 오르지 못했지만, 한기평과 한신정평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유지해왔다. 10회 조사 가운데 7차례나 2위를 차지했다.
 
다만, 제6회와 제10회 때는 크레딧애널리스트들로부터 평균 3점 미만의 등급 신뢰도 점수를 받는 등 신뢰도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다.
 
비교적 큰 점수차로 3위를 기록한 제6회 조사에서 한 크레딧애널리스트는 "한 때는 시장을 주도하던 신평사였는데 발행사에 영합하려는 모습이나 시장과의 접촉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한신평은 지난해 말 건설업황 부진으로 떨어뜨렸던 GS건설의 신용등급을 최근 가장 먼저 원상복귀시키면서 시장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 한신평의 등급 신뢰도 점수 변화(5점 척도, 네모 안의 숫자는 각 회별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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