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국내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일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58)가 한국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를 갖는다.
한국 데뷔 10주년을 맞아 국내에서 이어지는 이번 공연의 제목은 ‘Romance’, 부제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로, 7일 오후 7시30분 대구시민회관, 8일 오후 5시 마산3.15아트센터에서 공연을 가진 그는 13일 오후 7시30분 노원문화예술회관, 14일 오후 2시30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7일 오후 8시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펼친다.
9일 오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유키 구라모토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환한 표정에 유창한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며 인터뷰에 임했다.
유키 구라모토는 "한국 사람들은 나를 처음으로 인정해준 사람들이라 고맙다"며 한국에 자주 오는 이유와 "달콤한 초콜릿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좋은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자신의 음악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곁들였다.
유키 구라모토는 지난 99년 예술의전당에서 첫 콘서트를 전석 매진시키며 한국무대에 데뷔한 그는 공연마다 매진을 기록하며 한국에 뉴에이지 붐을 일으켰다.
서정적인 그의 피아노 선율은 국내 팬들에게도 인기를 얻으며 최근에는 일본과 한국에서 연간 총 50여회에 달하는 콘서트와 '신승훈' 등 한국 대중가수와도 교류하는 등 활발한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다. 드라마 '주몽' OST 중 소프라노 조수미가 노래한 ‘사랑의 기억’을 작곡하기도 했다.
다음은 유키 구라모토와의 일문일답.
-이번 지방 공연은 어땠는지.
▲서울과 지방의 차이는 잘 모르겠다. 두 번의 콘서트에서 관객들은 도회적인 분위기로 공연을 봐주었다. 내 음악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 편한 분위기로 공연했다. 연주하는 데만 신경써서 관객들에게 묻는 것이 더 좋을 듯한 질문 같다.
-한국을 자주 오는 이유
▲한국 사람들은 나를 처음으로 인정해준 사람들이라 고맙다. 특히 젊은 관객들이 많다. 한국에서는 뉴에에지 음악으로 불리고 있는데 그것보다 클래식 기반에 둔 아름다운 선율이라고 내 음악을 평하고 싶다. 한국 관객들은 팝처럼 멜로디가 있는 곡을 좋아해주는 것 같다.
-이번 공연의 차별점은.
▲내 음악은 단순해지기 쉬운 곡이 많다. 하지만 다른 것들을 가져오면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음악의 범위 안에서 다양성을 찾아보려 노력한다. 10년 전 한국 데뷔 때 이미 300곡이 있었고, 연주할 곡들은 아직도 많다. 음악가가 하고 싶은 일과 음악 관객들의 기호를 항상 맞출 수는 없다. 그래서 일반 관객들의 기호를 맞추는 밸런스가 중요하다. 일본에서는 내 음반이 많이 팔리지 않는다.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듣기도 한다. 그렇지만 상상력을 그만두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음악 시도도 하고 싶지만 음반이 많이 팔리지 않을 수도 있다. 대중적이지만 질 높은 멜로디 중심, 간단한 화음, 평범한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과 같다. 비싸지는 않지만 평소 먹는 음식 중 몸에 좋고 맛있는 음식 말이다. 자신의 음악을 듣지 않는 음악가도 있는데 나는 내가 만든 음반을 내가 즐겨 듣는다. 내가 먹어도 맛있는(나에게도 잘 맞는) 음악을 만들고 있다. 한국 젊은 관객들의 귀가 본능적으로 나를 잘 알아주는 것 같다.
-한국 관객들은 너무 맛있는 것만 좋아하지 않나(편향적이지 않나)?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기 때문에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일본에서는 주류에서 벗어난 음악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한국 젊은이들은 밸런스 맞게 음악을 듣고 있는 것 같다.
-희로애락 중 왜 '애락'을 위주로 음악 작업을 하는지.
▲예를 들면 클래식 교항곡을 두고 “대단하지?”하는 느낌은 넣지 않으려고 한다. 들어서 편하고 애절해지는 음악을 만들려고 한다. 난해한 음악은 듣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 피한다. 상상력 있는 음악에서는 그런 부분이 필요하다. 내 음악은 상상력이 없는 음악이다.
-음악의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배우고 싶다. 선인들이 남긴 명곡을 연구하는 것인데 단지 듣는 것만으로는 안되고, 악보를 보고 연구하고 써보고 연주해보는 등 학문 연구와 비슷하다. 인간의 일이기 때문에 심리적 고향 있으면 가능한 작업인 것 같다. 로망스나 자연에 대한 숭배를 중심으로 한다. 음악은 감정만 고양된다고 해서 되는 것 아니고 수리적도 동반돼야 한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동경의 대상을 생각해보며 작업한다. 여행에 대한 감회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도 좋은 소재가 된다. 인생의 즐거움이 음악의 영양분이 된다.
-한국 음악가에 대해.
▲신승훈 등 한국 가수들과 소프라노 조수미 등과 몇번 공연한 바 있다. 내 음악은 한국 드라마의 배경에 쓰이는 음악으로 활용돼 자주 듣게 된다. 한국 영화 음악들도 많이 들었다.
-기억 남는 한국 팬과 공연
▲99년 예술의전당에서의 한국 첫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인기를 실감했고 그 후로 한국의 지방에서도 공연을 갖게 됐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공연 후 나를 기다려준 것에 고맙고 미안하기도 했다.
-화이트데이를 맞아 이번 공연에 특별히 준비한 프로그램 있나.
▲원래 달콤한 음악들이 많아 특별히 준비한 건 없다. 내 음악을 초콜릿으로 비유하는데, 초콜릿에는 고급도 있고, 단 맛뿐만 아니라 숨은맛 새로운 맛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듯이 고급스러운 초콜릿을 비싸지 않게 만드는 것이 내 음악이다. 달콤한 초콜릿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좋은 공연이 될 것이다. 나의 음악 하나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관객들과 공연 기획자들의 협력이 있어서 내가 음악가로 설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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