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카드사, 연체 늘고 소비 줄고 `이중고`

양미영 기자I 2008.10.20 14:28:01

연체율 급증 더해 리세션 영향도 `가시화`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금융위기 속에 신용카드 관련 부채가 또다른 핵으로 등장한 지 오래지만, 경기후퇴(recession)가 가속화되면서 고객들이 씀씀이마저 줄이는 통에 신용카드사들의 고통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연체도 문제지만 소비가 감소하는 것 역시 문제다.

대표적인 케이스로 지목된 카드사는 아멕스. 특히 아맥스는 사업모델이 신용카드 쪽에 의존하면서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신용카드에 주력하는 BoA나 JP모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미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실적전망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 아멕스, 연체율 급증에 카드지출도 `뚝`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카드회사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역시 연체율 증가로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아멕스의 주가는 올해들어 55%나 떨어졌고, 37%가 10월에 빠졌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아멕스의 3분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30%나 줄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회수불가능한 대출 비율은 지난해 3.6%에서 6.7%까지 급증했다.

30일 이상 연체된 대출 역시 작년 2.5%에 불과했던 것에서 4.1%까지 높아졌다.물론 이같은 연체율은 BoA 등 다른 카드사업체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카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아멕스에는 심각하다.  아멕스의 경우 (할부가 아닌) 매달 카드값을 지불하도록 요구되는 고객들이 많은 카드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카드값 연체 우려로 카드사용 한도를 줄이면서 이는 또다른 부메랑으로 다가왔다. 아멕스는 최근 일부 플래티늄카드 한도를 월간 1100달러로 제한했다. 부실한 상환내역을 가진 모기지 대출자들과 이 카드의 제휴 샵을 이용하는 고개들과 일치해서다. 아멕스는 소수 고객만이 사용하는 카드라며 미국 항공사에 무료 항공권을 제공하는 또다른 플래티늄 카드의 프로그램도 중단시켰다. 

게다가  카드한도를 줄이지 않더라도 미국 경제가 계속 가라앉으면서 소비 중심의 사업모델을 가진 아멕스의 경우 더욱 고통받을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WSJ는 전했다. 존 윌리엄 맥쿼리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이 지출하지 않는다면 아멕스에 좋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 BoA 등 상업은행도 타격..비자·마스터도 `적신호`

아멕스 외에 BoA는 물론 JP모간체이스나 캐피탈원파이낸셜 등 다른 카드 발행은행들도 연체율 급증과 함께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지출을 줄이면서 비슷한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최근 비즈니스위크는 소비자 부채 `폭탄`이 금융시장 전반에 투하되기 시작했다며 다음 폭락은 신용카드 시장에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BoA의 경우 3분기 연체율이 이미 6% 가까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미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도 실적 우려가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들 카드사들의 주가도 지난 5월에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두 회사 모두 금융위기에 면역이 되지 못했다며 강달러와 높은 손실률, 글로벌 경기후퇴 우려로 향후 실적이 기대 이하를 밑돌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우려로 인해 이미 비자카드 주가는 지난 5월 최고가 이후 35%나 급락한 상태다. 마스터카드도 50% 이상 급락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