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함정 극복해야 2만불 달성한다"

김병수 기자I 2004.10.22 14:05:07

영미식 모델·최종재 산업구조·OEM·분배욕구 함정 제기
교육 質 제고·함장형 대기업 육성·고유브랜드 육성 필요
서울대·삼성경제연구소·무역협회 심포지엄 개최

[edaily 김병수기자] 우리 경제는 英美식 모델, 최종재 위주의 산업구조, OEM전략, 분배욕구 등의 4대 함정에 빠져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학교 국가경쟁력연구센터와 무역협회 무역연구소, 삼성경제연구소는 22일 은행연합회 국제회의장에서 `한국 경제 2만달러 달성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 이 같은 4대 함정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서강대 김병연 교수는 첫번째 발표문을 통해 OECD 가입국의 통계자료를 사용해 경제성장의 기본 동인을 분석한 결과, 우리 경제는 ▲영미 모델의 조기 도입 ▲OEM ▲부품소재 ▲분배욕구 등 4대 함정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율은 1980~1997년 연평균 35.2%에서 1998~2000년 27.2%로 감소했다면서 27%대의 투자율로는 OECD 국가의 자료를 토대로 볼 때 약 4.5%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김용기 수석연구원은 이와 관련, 영미식 모델의 특징은 ▲금융과 산업이 따로 가는 시스템으로 금융의 단기 유동성 추구로 자국산업 특히 대규모 투자에 불리하고 ▲양 극단 산업(생명공학·일부 첨단 IT산업/숙련노동을 필요로 하는 전자산업, 자동차, 기계 등)을 제외하곤 발전하기 어려렵다고 지적했다. ◇"글로벌스탠다드는 일시적 유행·코리아디스카운트는 이데올르기 공세" 김 연구원은 따라서 영미식은 글로벌스탠다드가 아니라 일시적 유행이라고 분석하고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경영에 대한 규율은 영미적 현상이고, 주주가치 극대화는 외국자본을 위한 것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장은 이데올로기적 공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또 인구 100만명당 미국내 상표등록 건수와 1인당 소득은 밀접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면서 2000년 현재 한국보다 적은 상표등록건수로 1인당 소득이 더 높은 나라는 없다고 `OEM 함정`을 설명했다. 인천대학교 김민수 교수는 이와 관련,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 등으로 생산공장을 이전하면서도 정작 OEM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함정이라면서 차별화된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장기적으로는 국제적 분업체계를 갖춘 글로벌 경영체제를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품소재 함정은 기계류순수출비율을 토대로 볼 때 한국보다 낮은 기계류순수출비율로 높은 1인당 국민소득을 가진 나라는 1차산업과 관광산업에 경쟁력이 월등한 국가들 뿐이라는 것이다. 무역협회 이재출 팀장은 부품소재 기반이 취약한 요인은 부품소재기업이 영세하고 자생력이 부족해 기술, 인력, 자금 등 기술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완제품 대기업과 부품 중소기업이 기술블럭을 형성해 공동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강대 김 교수는 이와 함께 1인당 국민소득대비 한국의 제조업임금수준은 1980~2000년 평균으로 볼때 다른 OECD 국가와 유사하지만 1999년~2000년의 1인당 국민소득대비 한국의 제조업 임금수준은 131%로 1980~1998년의 127%에 비해 3% 이상 상승해 임금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분배욕구 함정`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 "포춘 500급 함장기업 육성 필요" 김 교수는 이 같은 4대 함정을 극복하고 2만달러 시대로 가기위한 과제로 ▲고등교육의 질 제고 ▲함장형 대기업 육성 ▲고유브랜드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현재 우리나라의 미국내 상표등록 건수(2000년 백만명당 4.7개)를 스페인 수준(같은 기준 6.5개)으로 증가시키면 경제성쟁률이 0.4% 올라가고, 마찬가지로 한국의 기계류 순수출(2000년 만명당 0.4$)을 아일랜드 수준(2$)으로 끌어올리면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2000년 현재 1인당 GDP 대비 8%인 한국의 고등교육기관 재학생 1인당 지출을 독일수준(26%)로 증가시키면 연평균경제성장률은 0.4% 증가하고 우리나라의 서비스 무역규모 대비 수출비중을 한국(47.7%)을 스페인 수준으로(56.2%) 증가시키면 경제성장률은 연 0.7%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이근 교수는 특히 "포춘 500급 함장기업이 필요하다"면서 투자는 결국 대기업이 주도하는 것이고 대기업이 있어야 그 밑에 부품소재 중소기업도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통해 영미식 함정을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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