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이란, 이란제 자폭드론 생산 합의"

서대웅 기자I 2022.11.20 22:06:18

WP "설계도·부품 이전해 몇달 내 가동"
우크라 민간인·기간시설 타격 ''전범무기''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사용될 공격용 드론(무인기)을 본토에서 직접 생산하는 데 이란이 협조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드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력망 타격 등에 사용하는 것으로 사실상 전범 무기다.

키이우 상공서 포착된 이란제 자폭드론 샤헤드-136.(사진=로이터·연합뉴스)
WP에 따르면 서방 안보 당국 관계자들은 러시아와 이란이 필요한 설계도와 핵심 부품을 이전해 수개월 안에 생산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본토 공장에서 이란제 드론을 자체 군수품과 유사하게 개조한 적은 있지만, 이란이 설계한 드론을 처음부터 자체 생산한 적은 없었다.

이번 합의의 세부 사항은 이달 이란에서 열린 회의에서 최종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방위산업 협상 관계자들 또한 참여했다고 복수 국가의 보안 당국 관계자들은 밝혔다. 합의 내용을 보고받은 한 당국자는 “의사결정부터 실행까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러시아와 이란이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이란에 어떠한 대가를 제공할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핵 관련 지원 요청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러시아는 과거 이란에 정찰위성이나 원자력발전소 핵심 부품 등을 제공한 바 있다.

러시아는 앞서 우크라이나의 점령지 탈환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서 순항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이용한 우크라이나 기반시설 폭격에 집중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러시아는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이란제 드론 400여기를 투입했다고 각국 정보 당국은 추정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한 드론이 이란제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란은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았다.

이란의 경우 이번 합의를 통해 실질적인 경제적, 정치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각국 정부와 러시아 정부, 이란 정부 등은 WP의 확인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