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전기차 분야 인력 확대 분위기는 국내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세계적 업체인 테슬라마저 네바다 기가팩토리를 확대할 때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정규 급여를 받는 직원 수엔 변화가 없겠지만 앞으로 1년 동안 테슬라 전 직원 수가 늘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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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국전지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배터리 석·박사급 연구 설계인력은 1013명, 학사급 공정인력은 1810명 각각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터리 산업 전체 인력 부족률은 13.3%로 차세대반도체·신금속·차세대세라믹·첨단화학·하이테크섬유 등 5대 신산업의 평균 인력 부족률 2.5%에 비해 크게 차이가 크다. 인력이 부족한 대표 산업으로 알려진 반도체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인 셈이다.
배터리 산업 육성에 시동을 걸고 있는 미국도 인력 부족 상황을 겪으며 이들 몸값도 수년째 오르고 있다. 볼타재단(Volta Foundation)에 따르면 ‘H-1B’ 비자 신청서로 추정한 미국 배터리 엔지니어의 연봉은 주니어급 기준 10만달러(1억2500만원가량)에서 20만달러(2억5000만여원) 가까이에 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에너지솔루션부문의 1인 평균 급여는 지난해 기준 각각 9000만원, 1억원 안팎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배터리 업계는 자체적으로 인력을 키우는 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 배터리3사와 소재업체들은 앞다퉈 국내 주요 대학과 계약학과 혹은 전문 교육과정 설립에 나서는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려대와 연세대에 각각 ‘배터리-스마트팩토리 학과’와 ‘이차전지융합공학협동과정’을 개설하고 석·박사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11월 포항공과대(POSTECH)·서울대·한양대·카이스트(KAIST)와 차례로 ‘배터리 인재양성 과정’을 만들기로 하고 2022년부터 10년 동안 학사 200명·석박사 300명을 길러 내겠다는 계획이다. SK온 역시 지난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성균관대와 협약을 맺고 배터리 전문 교육 과정을 만든다.
배터리 소재사인 포스코케미칼(003670) 역시 올해 3~5월 석 달 새 포스텍·UNIST·한양대외 ‘e-배터리 트랙 과정’을 개설하고 인력을 직접 키우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서울대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차세대 배터리 선행기술 연구에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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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업계만의 노력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를 고려한 맞춤 인력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무게가 나가는 배터리 특성상 운송비 등을 고려해 국내보다 전기차 공장이 있는 현지에 공장을 짓는 사례가 많다.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북미·유럽·중국 등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신·증설에 나서는 이유다. 이 때문에 현지 인력을 구하거나 현지에서 운용할 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차세대 기술을 연구하거나 세계 공장의 중심에서 공정 개선 등을 진행할 연구개발(R&D)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계약학과 등으로 자체 인력을 육성할 수 있는 대기업과 달리 인력 구하기가 더 어려운, 배터리 관련 중견·중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에도 관심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