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지만 거의 유일하게 국산 자동차만이 이같은 시장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판매노조로 대표되는 판매조직들의 반대 때문이다.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게 되면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기게 되니 어떻게든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온라인에서 자동차 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침을 수시로 각 지부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내려보내고 있다. 온라인 판매가 허용될 경우 판매노조원들의 수익이 줄어들고 장기적으로 일자리가 없어질 것을 우려한 조치다.
또 회사 측에서 조금이라도 온라인 판매를 위한 시도를 하면 바로 문제를 제기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현대·기아자동차가 임직원 대상으로 사내 전산망을 통해 자동차 판매에 나섰다가 온라인 판매를 시험해 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판매노조에서 강하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 결국 회사 측은 ‘사내 복지 차원으로 절대 외부로 확산시키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하며 논란을 차단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의 삶의 패턴이 바뀌면서 시대 흐름을 거스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국산 차와 경쟁하는 수입차의 경우 이미 온라인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곳까지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의 경우 100% 온라인으로만 자동차를 판매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5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자동차를 온라인으로 팔면서 올 들어서만 벌써 판매대수를 4000대를 넘겼다. 국산차 중에서도 르노삼성자동차는 XM3를 판매하면서 온라인 청약제도를 활용해 20~30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 소형 SUV의 강자인 기아 셀토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가 되면 비대면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 될 것인데 자동차산업 역시 생산부터 판매까지 온라인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 자동차업체들 역시 이같은 흐름에 맞춰 기술을 발전시켜야 경쟁력이 높아지고 일자리가 많아진다. 당장 눈앞의 이익 때문에 이같은 변화와 혁신을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