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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89세, 그 연세의 어머니 대부분이 그렇듯 한국전쟁의 배고픔을 아셨고, 바깥 일에 바쁜 남편을 내조하며 가계를 돌보는 삶을 사셨다. 일가는 물론 SK임직원들에게도 하나라도 더 거둬 먹이려고 애쓰셨다고 한다.
영결식에까지 참석한 가수 현숙 씨는 “그룹 행사에 초청돼 인연을 맺었고 이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고인의 넓은 아량과 인품에 감동했다. 같이 매니큐어를 바를 정도로 친근했던 사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소탈했던 모습은 SK 대주주 일가에게 전해져 다른 재벌가에 비해 친근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상주인 최신원 SKC 회장은 31일 발인이후 운구차가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을 떠날 때 아프팔트에 무릎을 꾾고 세번 절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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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창업주 최종건 회장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동생 최종현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지만 1998년 사망했다. 최종건 회장에게도 장자(윤원씨)가 있었지만, 조카인 최태원 회장이 취임하게 된다. 여기엔 당시 외환은행에서 그룹 부채에 대한 인적 보증을 요구한 것도 이유가 됐다. IMF 때 무너진 기업들이 한 둘이 아니었던 터라, 가족들은 최종현 회장 장례를 치르면서도 밤에는 회의를 거듭했다고 한다. 그리고 사촌들의 양해 속에서 최태원 회장이 빚과 지분을 책임지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촌들·형제들이 이에 수긍하고 경영권 다툼을 벌이지 않은 것은 22세때 시집와서 남편을 떠나보내고 43년을 홀로 SK가의 큰어른으로 자리를 지킨 노 여사 덕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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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저성장 고실업’으로 어느때보다 서민들이 살기 어려운 시기가 될 듯 하다. 지금은 재계 3위로 성장한 SK그룹이지만, 한국전쟁 직후 창신동 창고에서 발견한 ‘인견사 열 한고리’를 종잣돈으로 출발한 초심으로 되돌아갔으면 한다. 당시 어머니·아버지들처럼, 다시 미래 세대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발휘해줬으면 좋겠다.
고인이 큰아들을 후두암으로 떠나보낸 뒤 사재를 출연해 장학재단인 ‘선경최종건재단’을 만들고 사회봉사활동을 해 온 것처럼, 사회적기업 같은 SK의 사회적책임 활동도 더 활발하고 진지하게 진행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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