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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우리가 어찌 이래 됐노.” 이 한마디로 끝이었다. 같은 ‘원박(원조친박)’ 출신의 정치적 동지이자 비박 지도부 ‘투톱’이었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그렇게 완전히 갈라섰다. 김 대표는 끝내 유 전 원내대표를 내친 ‘주군(主君)’ 박근혜 대통령과 동행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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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 직후인 지난 8~9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유 전 원내대표는 19.2%의 대선 지지율로 여권 전체 1위에 올랐다. 지난 6월 조사 대비 13.8%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그가 대선 지지율에서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2위로 내려앉았다. 김 대표는 18.8%로 유 전 원내대표에 0.4%포인트 뒤졌다.
현재 여권은 ‘2강’ 구도다. 유 전 원내대표와 김 대표가 2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데, 3위(오세훈 전 서울시장·6.0%)부터는 5% 안팎에 그치고 있다.
둘은 말을 아끼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 1위에 오른 소감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김 대표 역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권은 술렁이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를 향한 지지세가 높다는 게 확인된 이상 유승민발(發) 태풍이 언제든 정가에 몰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정치적 운신의 폭이 더 넓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그의 노선을 따르는 유승민계도 10명 안팎이며, 이런 고공행진이 이어지면 그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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