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 한창이던 지난달 24일 현재 회사채 3년물(AA-등급) 금리는 3.48%까지 치솟았다. 버냉키 발언 이후 불과 3일만에 무려 0.30%포인트나 폭등한 것이다. BBB-등급 회사채 3년물은 충격이 더했다. 같은 기간 0.32%포인트가 급등해 9.13%를 기록했다. 이후 시장이 다소 안정세를 찾으며 지난달 28일 현재 각각 3.31%와 8.94%로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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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당국 역시 이번주 금융시장안정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 산업금융과에서 안정화방안 마련을 위한 종합적 판단을 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회사채 신속인수제 부활이나 담보부사채(CBO) 활성화,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 등이 논의되고 있다.
◇ 한계기업 자금융통 효과기대
버냉키발 위기로 회사채시장에서 발행과 거래가 사실상 실종되는 모습이다. 그렇잖아도 국내 회사채시장은 지난해 9월 웅진홀딩스와 최근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등 영향으로 비우량기업들의 회사채시장 여건이 빠르게 악화된 바 있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4월말까지 회사채 발행액은 18조원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발행규모 56조원 대비 32%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 회사채 발행액은 전년 1000억원에 그친데 이어 올해 4월말까지 전무하다 5월들어 겨우 40억원 발행에 그쳤다.
이에 따라 당국의 이번 조치가 이들 기업들에게 자금 융통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최근 업황이 좋지 않은 조선과 건설, 해운업 등 한계기업에게는 단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대호 KB투자증권 크레딧채권 애널리스트는 “비우량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여건과 투자심리를 감안하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차환 발행 및 상환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런 정책들의 도입이 신용보강 역할을 담당하면서 위축된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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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같은 대응책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 위기가 크레딧채권 자체 문제라기보다는 버냉키발 폭풍에서 비롯됐기 때문인데다 대안마저 과거 정책의 재탕 내지 삼탕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자칫 헛다리짚기가 될 공산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버냉키 발언이후 회사채 금리가 폭등했지만 국고채와 회사채간 금리차를 의미하는 스프레드는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웅진과 STX팬오션 사태와 같이 잊을만하면 터지는 크레딧시장의 신용이슈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은도 지난 4월30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웅진 사태 여파로 신용차별화가 심화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즉 지난해 1~9월중 전체 발행 회사채중 A등급 비중이 32.0%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중 27.1%로 감소했다. 반면 AA등급 이상 회사채 발행비중은 같은기간 54.9%에서 65.2%로 확대됐다. 유통시장에서도 A등급 회사채 거래비중도 같은기간 31.4%에서 20.9%로 축소됐다.
정 애널리스트는 “당국 대응책이 회사채 시장 양극화를 해결키 위해 부족한 면이 있다”며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인위적인 유동성 지원이 도리어 부실 업종의 경쟁력을 회복하는데 저해가 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 역시 “미국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미시 및 거시건전성정책의 적절한 운영으로 시장 안정화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발행시스템 공정성과 정보의 투명성, 신용평가시스템 개선 등 전반적인 인프라 개선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