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美 부자증세 지지..적자감축 논쟁 불붙어

양미영 기자I 2011.04.26 12:30:00

공화당 제안 공개적으로 비판..美 전 관료도 가세
반론도 만만치 않아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놓고 정부와 공화당이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여론 싸움도 번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장하는 부자 증세와 공화당 측이 주장하는 지출 삭감 위주의 적자 감축 방법을 놓고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는 것.

24일(현지시간) 대표적인 부양론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세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나섰고 미국 재무부 고문을 지낸 스티븐 래트너도 이에 가세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폴 라이언 공화당 의원이 주장하는 적자감축안에서는 세금을 오히려 낮출 것을 주장하고 있다"며 "재정적자 상황이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면 세금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올리는 것이 맞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는 현재 부자들에게 물리는 세금은 193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임에도 라이언 의원이 빈곤층을 중심으로 한 지출을 잔인하게 줄이는 것을 통해 적자감축을 제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적어도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처럼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물리자고 주장하는 오바마의 제안이 훨씬 더 낫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세제 체계를 들어 미국의 세율이 다른 어떤 선진국들보다 낮은 상황이라며 세금 인상 제안은 재정적자 감축을 가장 빠르게 해소할 수 있는 분명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소득자뿐만 아니라 중산층으로 증세를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 재무부 고문 역할을 하고 금융위기 이후 미국 자동차 업계 구조조정을 감독하기도 했던 스티븐 래트너도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그 역시 25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세금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임을 명시하며 오직 세금 인상만이 미국의 재정적자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적자 논쟁을 두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반면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부자 증세를 반대하는 의견을 내놨다. 공교롭게 블룸버그와 래트너는 막역한 친구 사이이긴 해도 블룸버그는 엄연한 공화당 계열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지난 주말 폭스 뉴스에 출연해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으로 재정적자 우려가 더 높아지고 있지만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며 "경제회복 가능성이 반반인 상황에서 이는 너무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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