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일곤기자] 네이버가 해커들로부터 공격을 당해 한때 서비스를 차단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행히 개인 정보 유출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1위 포털 네이버마저 해커들의 먹이감이 됐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이러한 공격이 다른 사이트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포털 산업의 발전 장애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카페 `DDoS`로 접속장애
21일 NHN(035420)과 보안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 카페는 분산서비스거부(DDoS, Distributed Denial of Service) 공격을 받아 카페를 차단한 바 있다.
DDoS란 인터넷 상에서 다수의 시스템이 협력해 하나의 표적 시스템을 공격, 시스템 가동을 멈추게 하는 것을 말한다.
네이버 카페는 지난달 말경부터 최근까지 일부 카페의 접속이 지연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에대해 네이버는 지난 9일과 10일 이틀간, 세차례 공지를 통해 긴급점검 등으로 특정 시간대 일부 카페가 접속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네이버는 "서버 과부하 등으로 일부 카페의 접속이 지연됐다"고 설명했으나 구체적인 장애 원인을 해명하지 않았다.
네이버가 접속장애 원인을 밝힌 것은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서다. 지난 17일 최휘영 대표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 네이버 카페가 신종 공격을 받았으며 현재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과 사이버수사대와 함께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하면서 처음 알려지게 됐다.
그동안 카페 접속 장애 원인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네이버측은 "공격을 당했다고 밝히는 순간 다른 사이트에 더 피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1위 포털 사이트가 접속 장애를 일으킬 정도로 공격에 취약하다면 다른 사이트들도 모방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DDoS로 국내 사이트 `몸살`
하지만 보안 업계 시각이 다르다. 국내 인터넷 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DDoS 공격이 기승을 부린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는 것. 중소 사이트들의 경우 피해를 봤던 경험도 부지기수라 모방 범죄를 우려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보안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신종 공격 사실을 늦게 밝힌 것은 다른 인터넷 사이트의 모방범죄를 걱정하기 보다 자사 사이트의 취약점이 노출돼 해커들의 먹이감이 될 수 있다는 위험 부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는 DDOS 공격에 노출돼 있고, 실제로 사이트가 접속장애를 일으킨 곳이 많다"라며 "사이트들이 공격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 것은 시스템의 취약점이 알려져 재차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DDoS로 입은 금전적인 피해는 무시할 수 없지만, 그 보다 공격을 당한 업체의 소비자 신뢰성 저하로 인한 피해도 상당히 크다"며 "해당 서비스 업체 전반적인 문제로 커져 산업의 발전 장애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같은 DDoS는 정보통신망 운용의 방해 행위에 속하는 것으로 관계법령에 의해 처벌받는 명백한 범죄행위다. 업계에서는 이용자들이 흥미차원에서 이를 모방하거나 동참해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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