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잘못한 사람이 잘못했다고 말하는 세상이여 속히 오라."
행정안전부 주최로 30일 오전 열린 '전국 읍면동장 국정 현안설명회'에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시종 홀가분하면서도 비장한 표정으로 한시간 여에 걸쳐 관련 분야 설명을 이어갔다.
전국에서 모인 읍·면·동장들이 세종문화회관 강당도 모자라 2층과 3층 로비에까지 간이의자를 깔고 앉아야 했던 이날 행사에서 정 장관은 김정훈 통상본부장의 미 쇠고기 수입관련 설명에 이어 등단했다.
정 장관은 당초 원산지 표시 관리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민원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읍·면·동장들에게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었으나 오히려 배정된 1시간 가운데 45분 이상을 미 쇠고기 수입 협상 과정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특히 쇠고기 수입 협상이 지난 2007년 4월 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양국 정상 간 전화 통화 내용 담화문 발표에서 시작됐으며, 이번 정부에서 마무리 해가는 과정에서 주무 장관으로서의 아픔과 애로를 상세히 털어놨다.
그 가운데 단연 압권은 모 방송사 PD 수첩의 방송 내용과 관련된 불만과 법적 대응을 천명하던 그의 비장한 표정.
정 장관은 이 방송 내용이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공포에 휩싸이게 했다며, 자신은 협상 주무 장관으로서 지금까지 3차례나 국민에게 사과했으니, 언론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노골적인 불만을 털어놨다.
마지막 10여분에 걸쳐 원산지표시 관리제도에 대해 설명을 마친 정 장관은 "이미 사직서도 제출했고, 첫번째로 장관직에서 물러나겠지만, 잘못한 사람이 잘못했다고 말하는 정의로운 세상이 될 때 국민과 국가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채 총총히 단상을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