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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꾸는 여행 검색…OTA 경쟁구도 재편
글로벌 여행시장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여행·관광산업의 경제 기여액은 11조6000억달러로 집계됐다. 세계 GDP의 9.8% 수준이다. 여행·관광산업 성장률은 4.1%로 세계 경제 성장률을 웃돌았다.
변화는 주요 글로벌 플랫폼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부킹닷컴은 생성형 AI 기반 여행 플래너와 숙소 검색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익스피디아그룹은 AI 여행 도우미 ‘로미(Romie)’를 통해 여행 설계와 일정 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숙박 중심 플랫폼에서 경험과 서비스를 함께 예약하는 방식으로 앱을 개편했다.
배경에는 AI 검색 환경의 변화가 있다. 과거 여행객은 검색엔진이나 OTA에서 항공권과 숙소를 직접 찾았다. 앞으로는 AI가 목적지를 추천하고 일정을 짜고 예약 후보까지 제시하는 방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OTA에는 새로운 고객 유입 경로가 생기는 동시에 기존 플랫폼을 우회당할 수 있는 위험도 커지는 셈이다.
트립닷컴 그룹이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연 글로벌 파트너 콘퍼런스 ‘Envision 2026’도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행사에는 78개 국가와 지역의 관광청, 항공사, 호텔, 여행업계 관계자 등 3500명이 참석했다. 트립닷컴은 AI와 데이터, 관광 콘텐츠 투자를 주요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트립닷컴은 항공사에는 AI 기반 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호텔 부문에서는 개인화 추천과 스마트 카트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 기능을 통해 하루 평균 1만500실 이상의 추가 객실 예약과 4000건 이상의 다객실 예약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객보다 콘텐츠 확보…플랫폼 전쟁의 새 무기
관광 콘텐츠 투자도 늘리고 있다. 트립닷컴은 박물관, 테마파크, 리조트, 이벤트·공연 등 5개 부문 10개 프로젝트에 총 60만달러를 지원한다. 재원은 1억달러 규모의 관광혁신펀드에서 나온다. OTA가 항공권과 객실 판매를 넘어 관광 콘텐츠 발굴과 목적지 육성에도 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플랫폼이 콘텐츠에 투자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많은 항공권과 객실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행객이 찾고 싶어 하는 목적지와 경험을 먼저 발굴하고 플랫폼 안에서 예약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 관광업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관광공사와 지자체 관광재단, 지역관광조직은 글로벌 OTA를 단순 판매 채널로만 보기 어려워졌다. 관광객 유치 경쟁은 광고 집행 규모보다 플랫폼 안에서 얼마나 잘 발견되고 예약으로 이어지느냐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관광기관들도 글로벌 OTA와 협력해 방한 관광상품 판매와 지역 관광콘텐츠 노출을 확대하는 추세다. 다만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지역 관광업계가 가격과 노출 경쟁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체 콘텐츠 경쟁력과 데이터 활용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플랫폼 안에서 소비되는 콘텐츠 공급자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혜진 경기대 관광개발학과 교수는 “글로벌 OTA가 단순 예약 플랫폼을 넘어 관광 콘텐츠 투자와 목적지 마케팅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관광기관도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플랫폼 안에서 발견되고 예약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관광 경쟁력은 관광자원의 양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광객 경험을 설계하고 연결하는 능력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OTA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권과 숙박 판매를 넘어 관광 콘텐츠 투자와 목적지 마케팅, 결제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어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객실과 항공권 확보가 OTA 경쟁력이었지만 이제는 데이터를 활용해 수요를 만드는 능력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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