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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롯데그룹의 간판을 단 매물들이 잇따라 매각 난항을 겪고 있다. 대규모 자금 수혈이 기대되던 롯데렌탈 매각이 무산된 가운데 이미 그룹 품을 떠난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000400) 등도 장기 매물로 시장을 표류하고 있다. 그룹 전반의 유동성 확보 플랜에 급제동이 걸린 가운데, 시장의 눈높이와 롯데의 M&A 전략 간 동상이몽이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089860)은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 등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체결한 롯데렌탈 지분 매각 계약이 해제됐다고 지난 18일 공시했다. 당초 롯데 측은 SK렌터카를 보유한 어피니티로의 매각을 통해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 수혈을 기대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제동으로 결국 딜이 좌초됐다. 지난해 3월 SPA를 체결한 지 약 1년 3개월만이다.
이미 롯데 품을 떠난 금융 계열사들의 사정은 더 혹독하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카드와 JKL파트너스의 롯데손해보험은 수년째 시장을 표류하며 대표적인 장기 매물로 남아있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MBK·우리금융 컨소시엄에 약 1조3810억원에 팔렸고, 같은해 롯데손보 역시 JKL파트너스에 약 7300억원에 매각된 바 있다. 투자 8년차를 맞이한 만큼 사모펀드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원매자들은 이들이 ‘롯데’ 브랜드를 떼어냈을 때 기존 유통망과의 시너지, 이른바 캡티브 효과가 소멸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사모펀드들이 과거 호황기 시절 인수한 가격에 추가 자본확충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원매자들과의 밸류에이션(몸값)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비선호’ 내놓는 롯데, ‘알짜’ 원하는 시장
시장에선 유동성이 급한 롯데그룹이 내놓는 매물 자체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성사된 롯데웰푸드 제빵 사업부는 통매각을 추진했으나 결국 증평공장만을 부분매각하는데 그쳤고, 600억원 규모의 코리아세븐의 ATM 사업부 매각도 거래 규모가 워낙 작아 그룹 전체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비수도권 구조조정 카드로 꺼내 든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역시 판매시설로 제한된 용도 변경 한계와 투자 매력도 저하가 맞물려 매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시장에서 탐내는 캐시카우 자산에 대해선 빗장이 단단히 잠겨 있다. 그간 롯데캐피탈 지분이나 현금화 가치가 높은 롯데건설 서초동 본사 사옥 등의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롯데그룹은 “매각을 검토한 적 없다”는 공식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핵심 체력을 깎아 먹을 수 없다는 그룹의 입장과 확실한 우량 매물만을 원하는 시장의 시각차가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대내외 악재 속 자금 조달 스텝 꼬여
문제는 이같은 시각 차이 탓에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스케줄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롯데는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011170)의 구조적인 부진으로 신용도 압박에 직면했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시중은행의 신용보증을 입고서야 겨우 회사채 조달에 성공하는 고육지책을 쓰기도 했다.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유입이 지연되면서 조달 비용 부담마저 커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롯데 계열 매물들이 유독 고전하는 이유를 그룹 내부의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금리 장기화로 위축된 M&A 시장 환경과 기업결합 심사의 문턱을 한층 높인 공정위의 규제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버팀목 역할을 하던 롯데케미칼이 흔들리며 대내외적 악재가 동시에 겹치며 스텝이 꼬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자체 현금 창출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자산 매각 카드가 규제나 시장 눈높이에 막혀 제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롯데가 시장과의 가격 조율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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