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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전 국방위원장인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피켓을 제거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 위원장은 “국회법 제145조에는 위원회 회의장에서 질서를 어지럽힐 경우 위원장이 경고나 제재할 수 있다”며 “피켓 문제 때문에 여당이 입장하지 않겠다고 한다. 피켓을 제거해주시면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은 “위원회에 들어오지 않은 사람들이 회의장을 어지럽힌 것”이라며 회의 시간에 맞춰 참석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저격했다. 이어 이들은 “표현의 자유란 말도 있다”며 “문구는 우리 당의 공식 입장인데 이것을 붙였다고 회의를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회의원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 같은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에 한 위원장은 “제 기억으로 작년 국감에서 피켓 때문에 상당기간 국감이 진행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며 “지금은 진행해달라는 것이 무리 아니냐.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아니냐. 먼저는 못하게 하고 지금은 하자고 하면 맞는 것인가”라고 맞받아쳤다.
한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의 40여 분간의 설전 끝 민주당 의원들도 퇴장하면서 전체회의는 파행했다. 야당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회의장을 다시 찾아 “정치적 구호라고 할 수 없는 역사적 교훈에 관한 것인데 전체회의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날 오후 2시 전체회의 개의를 요구했다. 국방위원장이 입장이 난처하면 민주당 간사에게 위원장 자격을 위임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국방위원장이 못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이때까지 (피켓을) 한 번도 붙여놓고 회의를 진행한 적이 없다”며 “민주당이 뗄 수 없다고 하니 회의가 안되는 것”이라고 맞섰다.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체회의가 파행한 후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일본에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역사에 치욕으로 남을 굴욕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 우리 국민의 자존심은 상했고, 공분하고 있다”며 “우리 민주당 의원 일동은 이런 굴욕적인 날에 태극기의 의미, 우리나라의 자존심, 우리 선조들의 헌신을 되새기고자 태극기를 부착했던 것”이라고 피켓 시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습니다’라고 쓰인 동일한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태극기는 결코 정치적인 구호가 아니라, 민족의 얼과 애국심이 담긴 우리의 국기”라며 “애국심의 상징인 태극기를 거부하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어처구니가 없다”고 반발했다.
야당 소속 국방위원 위원들은 한일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정부는 수출규제를 풀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우리가 구매자인 3개 품목에 불과하다. 양국의 화이트리스트 복구는 논의 중이며, 아직 명쾌히 해결되지도 않았다”고 질책했다. 이어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굴종적으로 WTO 제소를 취하했고, GSOMIA를 정상화해줬으며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구상권 청구도 포기했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태극기를 핑계 삼아 일방적으로 국방위 개의를 포기한 국민의힘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오후에라도 국방위를 개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측은 오후 회의에서도 피켓을 유지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가운데 오후 회의도 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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