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채용 과정에서 차별을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등 법률로 금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 입사 과정에서 불필요한 정보 제출을 강요받거나 차별을 겪는 지원자들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채용 이후 업무에서도 차별 대우를 당하는 직장인의 사례도 다수 드러났다.
|
14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을 통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이 개정된 2019년 7월 부터 2020년말까지 해당 법률을 위반해 신고된 559건 중 338건(60.5%)이 구직자의 신체적 조건이나 개인정보를 요구한 건으로 나타났다.
개정된 채용절차법은 기업 채용 과정에서 용모·키·체중 등 신체적 조건이나 출신지역·혼인 여부 등 직무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반 행위를 신고해도 대부분 아무런 처벌 없이 종결되거나 과태료가 부과되는 선에 그쳤다. 수사기관에 통보된 건은 지난 2019~2020년 사이 단 1건에 불과했다.
남녀고용평등법에서도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하여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채용 과정에서 성별을 이유로 차별받는 사례는 여전했다. 지난해 동아제약 채용 면접에서 인사팀장이 지원자에게 “군대를 안 다녀온 여성이 월급을 적게 받는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등 성차별적인 질문을 한 사실이 최근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성 직장인 B씨는 “회사 대표가 ‘여성은 무조건 순종해야 한다’는 성차별적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일을 제대로 못 한다’고 욕도 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속에서도 경영상 어려움이 크지 않은데, 대표는 직원들의 월급을 삭감하더니 여성 직원들에게만 퇴사를 강요한다”고 성토했다.
|
또 단체는 채용 이후에도 일부 직장인들은 업무상으로 차별 대우를 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회사 내에서 식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여성 직장인에게만 음식 준비에서부터 설거지까지 성차별적인 업무 지시를 내리는 곳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직장인 C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회사 내에서 밥을 차려 먹는데, 상사는 여성인 저에게만 밥통·반찬·밥그릇 나르기 등을 비롯해 냉장고 채우기, 설거지, 재떨이 비우기 등 허드렛일을 시켰다”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으나 회사에선 저에게 참으라고만 했고, 결국 견디지 못해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직장갑질119 측은 이른바 ‘입사 갑질’과 업무상 차별 대우를 줄이려면 관련 법률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3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는 채용절차법의 적용 대상을 30인 미만 사업장까지 넓히고, 형사처벌 조항을 강화해 성차별적 면접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용에서의 성차별만 금지하고 있는 현행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해 여성 비하나 허드렛일 지시 등 성차별적 괴롭힘도 성차별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두나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법 변호사는 “공정한 채용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채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별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채용 과정에서의 성차별 문제는 직장 내 성차별 문화의 연장선에 있는 문제”라며 “채용 과정에서의 ‘갑질 면접’을 방지하려면 구직자들에게 용모·키·재산 등 부당한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관행이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해 오늘] 승객 모두 비명질러…388명 다친 상왕십리역 열차 사고](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0500001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