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무역 수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동화 가치를 평가 절하한 베트남에 대해 금리인상 등 인플레이션 억제책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14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IMF는 "공식환율과 암시장 환율 차이를 좁히기 위한 베트남의 동화 가치 절하를 환영한다"면서도 "베트남 정부가 향후 거시 경제 안정을 위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추가 조치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트남은 2009년 11월 이후 총 4번의 동화 평가절하를 단행해 왔다. 지난해 무역 적자가 132억 달하는 등 무역 적자폭이 계속 확대돼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화 평가 절하는 무역수지 적자폭 축소라는 긍정적 효과 외에 베트남 외환 시장의 유동성을 높여 물가인상을 부추기는 부작용도 동반한다. 실제 3차례나 동화 가치를 절하한 베트남의 지난해 물가 상승률은 11.25%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IMF는 베트남의 이번 동화 평가절하 조치에 인플레이션 억제책도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네딕트 빙함 IMF 베트남사무소장은 "정부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정부부채 감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 안정을 위한 더 넓은 영역의 정책을 주문했다.
씨티그룹의 아시아 경제 리서치의 요한나 추아도 "동화 평가절하 만으로는 동화에 대한 불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물가 상승 압력을 막을 수 있는 추가 조치가 수반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 6%의 고속 성장을 해온 베트남 경제는 높은 물가 상승과 함께 동화 가치의 급속한 하락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베트남 국민들은 높은 물가 상승률에 자국 통화를 불신해 달러 비축에 열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베트남 암시장에서 동화는 달러대비 정규 시장보다 10%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