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다)⑤안마 싫어하다 `명품 안마의자`를 만들다

류의성 기자I 2010.04.26 14:10:02

노령화시대 대비..자체 기술로 안마의자 개발
LG電 인체 로봇공학으로 新헬스케어시장 공략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LG전자에서 헬스케어사업을 이끌고 있는 최규성 실장(사진). 그는 지난 2007년부터 LG전자의 신사업 중 하나로 육성하고 있는 헬스케어사업을 이끌고 있다.

안마를 싫어했다는 그가 헬스케어사업의 야심작으로 택한 것이 바로 `안마의자`다.

LG전자(066570)는 지난 2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진동 안마의자 신제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본 관련기업들은 10~20년 걸린 것을 LG전자는 1년여만에 해낸 점에 놀라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른 제품 보다 2배 이상 많은 85개의 에어셀(Air cell)을 안마의자에 배치해 부드럽고 섬세한 마사지를 구현한다. 다리 길이나 팔 안마기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고, 리모컨으로 쉽게 원하는 안마 부위와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기존 제품보다 소음과 진동을 크게 줄여 밤에도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다

외국 출장이 많아 공항에 가면 티켓팅하고 안마의자부터 찾아야 마음이 편해진다는 최 실장은 "혁신적인 헬스케어제품으로 사업을 세계 일류 수준으로 올려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마를 너무 싫어했습니다."

그는 헬스케어사업을 어떻게 개척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뜸 "예전에는 남들이 제 몸을 만지는 것을 너무 너무 싫어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최 실장은 지난 2006년 이영하 LG전자 사장이 신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사업을 연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통계학적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으면 고령사회라 간주하고 있다. 당시 경영진들은 노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실버사업이 커지는 시점이 곧 다가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소득수준이 2만5000달러를 넘으면 헬스케어산업에 큰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비해야한다며 의견을 모았다.

이 중책은 마케팅과 상품기획, SE(Sales Engineer), PM(Project Manager), PBL(Product Business Leader), 전략기획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베테랑인 최 실장에게 맡겨졌다.

LG전자는 헬스케어사업을 ▲바디케어(의료용 진동기 등) ▲워터솔루션(이온수기, 정수기 등) ▲에어케어(공기 정화기) 등 3대 핵심 영역으로 나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우선 최 실장은 일본의 파나소닉과 히타치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하고 시장조사에 들어갔다.

그는 당시 해외 출장시 면박 당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LG가 헬스케어사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가 콧웃음치거나 비웃는 기업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선보인 안마의자(모델명: BM1000HB)


 
 
 
 
 
 
 
 
 
 
 
 
 
 
 
 
 
 
 
 
 
 
 
 

최 실장은 히타치의 안마의자에 주목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실버산업이 부각되고 안마의자 수요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남이 자신의 몸에 손대는 걸 매우 싫어했던 그는 명품 안마의자를 만들기 위해 먼저 유명 안마사와 한의사 등 전문가를 찾아다녔다.

피로를 풀고 몸이 시원해지는 안마가 어떤 것인가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서였다. 안마를 너무 많이 받아서 몸살이 났다. 1주일 이상을 누워 있어야했다.

일본의 도쿄 전자상가 밀집지역인 아키히바라 등 유명한 곳을 돌아다니며 안마의자를 살펴보러 다녔다. 하도 자주 가다보니 멀리서 그가 나타나기만 해도 판매직원들이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채고 최신 카탈로그를 들고 뛰어나오기도 했다.

어느덧 그에게 기회가 왔다. 기술지향적인 회사로 당시 완성도 높은 기술력을 자랑하던 히타치와 안마의자 분야에서 상호협력 파트너십을 맺은 것.

지난 2008년 말 헬스케어사업팀은 히타치와 공동개발한 첫 작품을 비로소 내놓았다. 무대는 강남의 `디오스 인 갤러리`라는 하이프라자의 최고 핵심지점.

VIP고객들을 초청해 제품을 소개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한 임원은 "헬스케어는 잠재성과 미래 가치가 있는 사업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한다.

◇3D 시대..`3D 안마의자` 납신다

전 세계 안마의자 시장은 100만대 규모. 국내는 5만~7만대 규모로 약 1500억원 수준으로 갈수록 서서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확대와 함께 안마의자도 진화하고 있다. 3D 영화에 이어 3D TV, 3D 게임기 등 3D 시대가 도래하면서 3D 안마의자라는 이름도 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월 자체기술로 생산한 진동 안마의자(모델명: BM100RB) 신제품을 출시했다.

 
 
 
 
 
 
 
 
 
 
 
 
 
 
 
 
 
 
 
 
 
 
 
 
 
 
 
 
 
 
 
 
 
 

 
안마의자는 크게 4가지 기능이 있다. 두드리기와 문지르기, 주무르기, 지압이 그것이다.

최 실장에 따르면 3D 안마의자는 목부터 엉덩이까지 신체라인을 자동으로 측정한다. 네비게이션이 복잡한 길을 찾아가듯이, 인체곡선을 그때 그때 라인에 따라 맞춰가며 최적의 맞춤 마사지를 실현한다.

그는 "3D 안마의자는 개발 단계"라며 "인체센싱을 통한 유헬스 케어 개념의 솔루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안마시장은 지난 1980년대 발을 들여놓은 히타치 외에 파나소닉과 산요, 후지의료기 등 대부분 일본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월 선보인 제품을 시작으로 안마감과 내구성, 고객 사용성, 디자인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여기에 LG전자의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와 브랜드 이미지를 날개삼아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오는 2013년까지 20만대를 판매해 전세계 시장의 20%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로봇공학으로 신 헬스케어시장 연다"
LG전자는 로봇공학기술로 새로운 헬스케어시장을 열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개발과 센서, 제어, 진동, 컴프레서& 모토 등 각 분야에서 쌓인 노하우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부한다. 로봇청소기의 우수한 성능에서 보듯 로봇공학 기술을 구현할 역량을 갖췄다는 것.

헬스케어시장 공략은 병원 같은 메디컬요소를 제외한 개인 및 가족 건강, 단체 등 다양한 분야를 검토하고, 깨끗한 환경과 건강한 삶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가 검토하고 있는 노인용 건강 보조 로봇이 그 예다. 이 로봇은 현재 LG전자의 안마의자 기술이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안마의자 등받이 부분에 있는 핵심부품인 백모듈을 국산화하는 등 부품 국산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헬스케어 사업을 통하여 노령화시대를 대비하고 건강에 진정한 가치를 주는 제품을 구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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