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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美증시 1987년 대폭락 전야와 비슷"

강남규 기자I 2006.08.22 14:36:16

마켓워치 피터 브림로, 음울한 예언자 소개
누가 '제2의 로저 뱁슨' 될지 시장 관심

[이데일리 강남규기자] 요즘 일부 기술적 분석가와 거시 이코노미스트들이 ‘제2의 로저 뱁슨(아래 사진)’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들은 1929년 10월 ‘검은 목요일’ 두 달 전에 미국 주식시장 대폭락을 예언했던 뱁슨처럼 최근 상황이 1987년 10월 ‘검은 월요일’ 직전과 비슷하다는 과감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과연 이들은 ‘제2의 뱁슨’이 될까?

마켓 워치의 투자 칼럼니스트인 피터 브림로는 현재 미국 증시가 1987년 10월 ‘검은 월요일’ 직전과 유사하다고 전망하는 일단의 분석가들을 2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그는 지난주 뉴욕 증시가 범상치 않은 오름세를 보였지만, 주변을 돌아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기술적 분석가와 경제학자가 시장 하락을 예상할 뿐만 아니라 늘 시장 상승을 주장했던 사람이 하락의 위험을 입에 올리고 있다.”

◇ 'W'형 지수흐름은 일단 위험 신호 

기술적 분석가이고 증권 데일리인 킹 리포트의 책임자인 빌 킹은 최근 S&P지수가 1280~1300까지 오르는 움직임이 세 차례 발생했고, 1220선까지 두 차례에 걸쳐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형적인 ‘W’ 형 움직임인데, 1987년 검은 월요일 직전과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킹은 “1987년과 같은 대폭락이 임박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지수의 ‘W’형 움직임은 골이 깊은 하락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차트 상황이 1987년 대폭락 직전과 유사하다”다시 강조했다. S&P 500 지수는 전날 0.37% 떨어진 1297.52에 마감했다.

증시 상승을 늘 예상했던 헤이스 투자자문의 돈 헤이스가 지난주 강세를 비관적으로 분석했다. 이 인물은 “무리지어 움직이는 노이즈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신경이 예민할 뿐만 아니라 조심스러워 하고 있고, 스마트 트레이더들은 시장을 아직 탈출하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최근 오름세 장에서 약세를 보인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지만, 지나침은 금물이고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 강단 경제학자도 거들고 나서

불길한 전망을 내놓는 사람은 이처럼 이른바 ‘시장 분석가’만이 아니다. 뉴욕대학의 이코노미스트인 노리엘 루비니(아래 사진)는 지난주 ‘2006년과 1987년의 두려운 유사성’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루비니는 “보호무역주의와 지정학적인 갈등, 미국 달러가치의 무질서한 하락, 다른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기묘한 파생상품 범람, 헤지펀드 기승, 기우뚱거리는 주택시장 등이 시장 전반에 영향미치고 있다”며 이런 점들이 1987년 대폭락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칼럼니스트 피터 브림로는 이렇게 ‘제2의 로저 뱁슨’ 후보를 소개한 뒤 “투자자들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을 싫어하지만,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나 이코노미스트한테서 이런 이야기는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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