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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킨 전 부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 후 상원 인준 청문회까지 통과하고 나면 랜달 퀼스 현 부의장의 뒤를 잇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퀼스 부의장은 작년 10월 임기가 만료됐으며 지난 달 말 FRB를 떠났다.
FRB는 의장 1명, 부의장 2명, 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이사 두 자리가 비어 있으며, 주식거래 관련 내부 규정 위반으로 14일 조기 퇴임하는 리차드 클라리다 부의장 자리까지 합치면 3자리가 공석이 된다.
백악관은 이날 공석인 이사직 두 자리에는 리사 쿡 미시간주립대 교수와 데이비드슨 칼리지의 필립 제프슨 교수가 각각 지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클라리다 부의장 후임으로는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가 지명됐으며,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인준 청문회가 열렸다.
이들 모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FRB 7명 중 5명을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쿡 교수는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연준 이사가 된다. 제퍼슨 교수도 흑인이다. 또 FRB 109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4명을 차지하게 된다.
다만 미 상원이 50대 50으로 양분돼 있어 이들 지명자가 인준 청문회를 통과하려면 민주당 의원 전원의 지지가 필요하다.
WSJ은 라스킨 전 부장관은 민주당 진보 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이 대형은행들을 규제하는데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견해를 같이 하고 있어서다.
반면 라스킨 전 부장관이 기후변화에 따른 금융 리스크에 과감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만큼 공화당에선 격렬히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또 라스킨 전 부장관의 지명으로 파월 의장에 대한 진보 의원들의 반대도 어느 정도 누그러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라스킨 전 부장관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 경제 요직을 거친 민주당계 인사로, 민주당 소속 제이미 라스킨 하원의원의 아내이기도 하다.
2010~2014년 연준 이사를 지냈고, 2014~2017년 재무부 부장관을 역임했다. 상원 금융위원회 자문위원, 메릴랜드주 금융규제 국장 등도 거친 금융 규제 전문가다. 현재는 듀크대학 법학 교수로 재직중이며 지난 2017년부터는 투자기업 뱅가드그룹 이사도 맡고 있다.
한편 라스킨 전 부장관이 부의장에 앉게 되면 이미 부의장으로 지명된 라엘 브레이너드 현 연준 이사와 함께 은행권 대출 창구를 더욱 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월 2기’는 금융 규제 측면에서 다분히 매파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