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동양에 이어 현대저축은행까지 인수한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기세가 매섭다. 지난 한 해동안 인수·합병(M&A)을 위해 그룹이 자체적으로 쏟아부은 금액은 3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본업인 레미콘 사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M&A 큰손’ 유 회장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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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유진그룹은 지난해에는 ㈜동양과 한국자산평가(옛 한국채권평가)의 경영권을 손에 쥐기도 했다. 유진그룹은 지난해 5월 파인트리자산운용과 ㈜동양 지분 10.03%(2393만4794주)를 972억원에 인수했다. 지분율을 23.05%까지 늘림으로써 최대주주 지위를 굳건히 했다. 유진그룹은 ㈜동양 인수를 통해 취약지역인 영남과 강원지역을 포함해 전국 53개의 공장을 보유하게 됐다. 수도권에 한정돼 있는 레미콘 사업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게 된 셈이다.
400억원가량을 투자한 한국자산평가는 국내 1위 채권평가사로 대체투자자산, 부실자산(NPL) 등의 평가가 주요 사업이다. 이를 기반으로 컨설팅·솔루션 사업도 진행 중이다.
유진그룹은 계열사인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를 통해서는 우회적으로 파인리조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인수금액은 약 1900억원이다. 파인리조트는 골프장을 비롯해 스키장, 콘도 등 종합리조트시설을 갖추고 있다. 유진그룹은 계열사가 보유한 골프장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회원제로 운영 중인 양지파인골프장을 대중제로 전환해 수익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유진그룹은 주로 대형 딜보다 알짜 회사 인수를 통해 실속을 챙기는 편”이라며 “유경선 회장이 M&A귀재로 불리는 만큼 앞으로도 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진그룹은 1969년 설립된 제과업체인 영양제과가 모체다. 이후 레미콘 업종에 진출해 지난해 말 기준 총 64개 법인(해외 현지법인 5개 포함)으로 구성돼 있다. 유진그룹은 본업인 레미콘사업 외에 △금융업(유진투자증권·자산운용) △레저·골프(동화기업) △물류사업(한국통운) △신재생에너지(유진엔랩) △복권사업(나눔로또) 등의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