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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장 바꾸는 야후..갈길 못찾고 `갈팡질팡`

임일곤 기자I 2012.05.14 13:43:23

톰슨 CEO 4개월만에 사임..3년새 경영진 4명 갈려
사임이유 갑상선암 주장도..헤지펀드, 이사회 장악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한때 인터넷 포털 업계를 호령하다 성장 동력을 잃은 야후가 집안 싸움에다 또 한 번의 최고경영자(CEO) 교체로 제 갈길을 못 찾고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다. 야후는 구원투수격으로 선임한 스콧 톰슨 CEO(사진)가 학력위조 의혹에 발목을 잡혀 취임 4개월만에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면서 몰락의 길로 치닫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야후는 성명서를 통해 톰슨 CEO가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야후는 구체적인 사임 경위를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는 학력위조 의혹으로 촉발된 최근 논란이 확산되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톰슨 CEO가 사임하면서 야후는 로스 레빈슨 글로벌 미디어 대표가 임시 CEO직을, 톰슨 CEO 학력위조 조사위원회를 이끈 프레드 아모로소 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톰슨 CEO의 학력위조 의혹은 그가 회계학 외에 전공하지 않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고 이력서에 썼던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야후 주식 5.8%를 보유한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학력을 부풀렸다며 이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거세게 몰아붙였다. 서드포인트는 앞서도 야후 이사회 주도권을 놓고 회사측과 공개적으로 다툼을 벌인 바 있다.

논란이 일자 톰슨 CEO는 헤드헌터사의 실수로 떠넘기면서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으나 해당 업체가 즉각 부인하고 나서면서 역풍을 맞게 됐다. 결국 간단한 학력 기재 실수가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톰슨 CEO는 제대로 뜻을 펴기도 전에 자리에서 물러난 셈이다. 반면 의혹을 제기한 써드포인트는 다니엘 로엠 CEO 등 3명이 야후 이사회 4석 중 3석을 차지하면서 야후를 거의 장악하게 됐다.

톰슨은 지난 2008년 1월부터 온라인결제 서비스업체 페이팔 대표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페이팔 대표로 선임된 이후 유료 서비스 이용자를 1억명 이상으로 늘리는 등 사업수완을 보여줬다.

올해 초 야후에 취임한 톰슨 CEO는 전체 직원수의 14%에 이르는 2000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히는 등 과격한 감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대를 모았었다. 야후는 주력인 온라인 광고사업이 구글과 페이스북으로부터 밀리면서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이다.

하지만 계속된 집안 싸움에다 신임 CEO의 실수로 촉발된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야후는 더욱 깊은 수렁에 빠지는 모습이다. 한때 인터넷 포털 업계를 호령하던 야후는 급변하는 기술에 대응하지 못해 실적 부진의 나락으로 떨어지자 부활을 위한 승부수로 CEO 교체라는 강수를 던지고 있으나 매번 실패하는 모습이다.

야후는 최근 3년간 잦은 경영진의 교체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작년 9월에는 경영부진 책임을 물어 캐롤 바츠 CEO를 해고했으며 올 1월에는 공동 창업자인 제리 양이 물러났다. 2월에는 로이 보스톡 이사회장을 포함해 4명의 이사진이 야후를 떠났으며 이번에 톰슨 CEO는 취임 4개월만에 회사를 나가게 됐다. 3년도 안돼 경영진 4명이 갈린 셈이다. 
 
톰슨 CEO의 도중 하차로 야후는 미래 사업 모델을 기획하고 활로를 모색하는 작업이 무산되게 됐다. 새 수장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부활을 기대했던 야후는 결국 또한번 표류하는 난파선 신세로 전락하는 모습이다.

한편 톰슨 CEO의 사임이 학력위조 파문 때문이 아니라 건강 문제 탓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톰슨 CEO가 최근 갑상선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임을 결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톰슨 CEO는 이 같은 사실을 이사회와 여러 동료들에게 알렸으나, 개인 사생활 노출을 꺼려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주말 동료들에게 사임할 계획이라고 말했으며 현재 암 치료를 시작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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