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 "문화관광그룹 거듭난다"

양효석 기자I 2012.01.12 15:00:00

올해 그룹목표, 수탁고 3조260억·영업익 455억..`2020년 글로벌 톱10`
관훈빌딩 리모델링해 호텔 오픈..3년내 1000실 규모 호텔운영
하나투어ITC, 2015년 코스닥 상장 계획..3년동안 이익 올릴터

[이데일리 양효석 기자] "단순한 여행상품 판매기업이 아니라 문화관광그룹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2020년엔 수탁고 5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10 여행그룹으로 성장할 계획입니다"

권희석 하나투어(039130) 부회장 겸 하나투어ITC 대표이사 회장(사진)은 1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하나투어그룹 경영목표는 수탁고 3조260억원, 매출수익 3430억원, 영업이익 455억원"이라면서 "2020년까지 2배 성장을 일궈내 글로벌 대열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여행상품 판매 특성상 총판매금을 수탁고로, 항공료 등 경비를 제외한 수수료만을 영업수익(매출)으로 잡고 있다.

권 부회장은 "하나투어그룹 내 여행사업은 아웃바운드(국내여행객을 해외로 보내는 사업), 인바운드(해외여행객을 국내로 들여오는 사업), 국내여행이 있다"면서 "아웃바운드는 경쟁력을 갖췄지만 인바운드와 국내여행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룹성장을 위해선 기존 인바운드 페러다임으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면서 "그래서 호텔과 리조트 등 신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호텔·리조트 등 신사업은 하나투어 자회사인 하나투어ITC를 통해 진행된다. 하나투어그룹은 올초 하나투어인터네셔날을 하나투어ITC로 상호 변경하고, 100억원을 증자했다. 하나투어ITC는 호텔사업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객을 국내로 들여오는 인바운드와 국내여행사업을 함께 담당한다.

하나투어ITC, 국내·홍콩·방콕서 호텔업..2015년 코스닥 상장

실제로 하나투어는 2년여전 삼성화재와도 호텔 신축사업을 논의했다. 하지만 호텔신라를 계열사를 두고 있는 삼성화재 입장에서 하나투어와의 제휴를 쉽게 결정하지 못한 것. 결국 하나투어는 호텔 신축이 아닌 비용대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리모델링 방법을 결정했다. 서울시내 주요 건물중 호텔로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물색한 것.

권 부회장은 "처음에는 하나투어사옥을 리모델링할까도 생각했지만 건물구조상 효율성이 떨어져 포기했고 신세계백화점 주변과 명동인근 건물들도 살펴보다가 관훈빌딩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하나투어사옥 맞은편에 위치한 관훈빌딩 건물주와 협의해 오는 4월부터 리모델링 착공에 들어간다"면서 "연내 250실 규모의 비즈니스 호텔을 오픈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3년내 서울시내 750실 규모의 호텔을 추가 확보해 총 1000실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하나투어의 경쟁력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호텔사업도 추진중"이라면서 "홍콩의 경우 현지 법제도를 잘 몰라 리모델링 보다 기존 호텔 인수를 검토중이고, 태국 방콕내 호텔사업과 동남아 리조트 설립 계획도 구상중이다"고 강조했다.

하나투어는 새로 오픈될 호텔이름을 사내 공모중이다. 다른 여행사 고객수요도 받을 것에 대비해 호텔명에 `하나투어`를 배제하는 방안이 검토중이다. 호텔경영은 유수 호텔체인에 위탁하지 않고, 직접 하나투어가 맡기로 했다. 권 부회장은 "하나투어가 직접 호텔을 경영하면서 노하우를 쌓을 것"이라며 "추후 한국 토종 호텔브랜드의 해외진출도 구상중"이라고 전했다.

권 부회장은 "이번에 250실 규모로 리모델링하는 호텔사업은 1년정도 후 부터 손익분기점(BEP)에 이를 전망이다"고 밝힌 뒤 "하나투어ITC는 호텔사업 말고도 인바운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초기 호텔사업으로 인한 비용부문을 만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권 부회장은 "해외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한식 사업과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황토방호텔(특화호텔) 사업도 구상중"이라면서 "하나투어를 문화관광그룹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권희석 부회장은 이렇게 키운 하나투어ITC를 오는 2015년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작년말 하나투어가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했다. 그 배경에는 하나투어 투자자들로부터의 요구도 있었지만, 하나투어ITC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기 위해 모기업인 하나투어를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시킨 이유도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투어의 경쟁력 `해외지사 50개로 늘려`

국내 수많은 여행사 중에서도 하나투어가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권 부회장은 하나투어의 경쟁력 비밀을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국내 여행업계는 어음거래를 했지만 하나투어는 현금거래로 파트너를 늘려갔고, 비용문제로 남들이 꺼려하는 해외지사 제도도 확대한 것이 주요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여행사들은 해외 현지 중소사업자와 제휴관계를 맺는다. 그래서 국내에서 상품을 팔땐 품질이 좋아보여도 막상 해외 나가면 서비스가 다른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하나투어는 직접 해외지사를 설립해 자사 직원을 지사장으로 발령낸다. 책임지고 서비스 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권 부회장은 "해외지사 설립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여행상품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법인을 현재 15개에서 50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행업, 언제나 위기였다"..악재 불구 성장지속

권 부회장은 올해 여행업계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 48개국에서 선거가 치뤄져 어수선한 분위기인데다 유럽재정위기, 더딘 미국경제회복, 중동사태까지 악재 연속이란 것.

권 부회장은 "그럼에도 공급이 늘면 수요는 늘 따라왔다"면서 "하나투어는 구매경쟁력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타사대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주5일 수업제가 실행되면서 여행업계 수혜가 기대된다"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시장 공략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97년 외환위기 때도 일반적으로 보면 힘들었을 것 같지만, 하나투어는 오히려 기회를 얻었다"면서 "기득권이 심했던 여행업계에서 당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하나투어가 기득권을 뚫고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행업은 언제든 위기가 있어 악재는 이제 생활이다"면서 "악재는 일시적이며 중장기적으로 볼때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은
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은 1957년생으로 성균관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마케팅서비스 상무 재직후 96년 하나투어를 공동창업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하나투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국내 여행업 최초로 코스닥시장 상장과 런던증권거래소 상장을 이뤘다. 올초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하나투어 자회사인 하나투어ITC 대표이사 회장도 겸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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