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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장서 마스크팩 싹쓸이” 이재현의 K웨이브…‘올영양행’ 띄웠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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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6.05.07 05:50:02

전통시장 첫 입성…광장시장 806㎡ 특화매장
외국인 매출 80%…황금연휴 4000건 결제 돌파
한복·원물·체험 결합…70년대 ‘올영양행’ 구현
주단부 상권도 활기…상생 앞세워 로컬 확장 시동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인테리어가 한복점처럼 꾸며져 있어서 ‘여기는 다른 올리브영과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해외서도 ‘올영’이 유명한데 디자인이 인상적이라 사진을 많이 찍었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주단부(비단·옷감 매장) 2층. 폴란드에서 남편과 여행 온 아니타(Anita)씨는 색조 매대 앞에서 립 제품을 만지작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북2문을 지나 1층 골목에서 계단을 오르면 마치 70년대 약국을 연상시키는 ‘올영양행’ 간판이 펼쳐진다. 앞에선 일본·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4~5명이 셀카 찍기에 여념이 없다. 시장에서 산 먹거리 포장을 손에 든 외국인도 눈에 띈다. 갈색빛 우드톤 매대와 옛 한국 화장품 광고까지, 기존에는 없던 올리브영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올영양행 매장에 마련된 한복 체험존에서 갓과 한복을 착용해보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폴란드 관광객 아니타(왼쪽) 씨가 남편과 함께 색조 화장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이곳은 CJ올리브영이 지난달 30일 광장시장에 문을 연 ‘올리브영 광장마켓점’이다. 약 806㎡(244평) 규모로 주단부 2층에 자리했다. 올리브영이 전통시장 안에 매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명동·홍대 등 외국인 상권에 K뷰티 특화 매장을 운영해 왔지만, 디자인까지 통째로 바꿔 지역 랜드마크로 선보인 사례도 없었다. 이도연 광장마켓점장은 “1960~1970년대 주단부가 활기를 띠던 시절 올리브영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를 상상하며 올영양행 콘셉트를 짰다”고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매장이라기보다 K뷰티를 큐레이션(선별 추천)한 ‘전시장’에 가깝다. 입구로 들어서면 클렌징 매대가 가장 먼저 맞이하고, 그 옆엔 피부 스캔 기계가 놓여 피부 타입과 고민을 진단해준다. 진단 결과에 따라 스킨케어·마스크팩 매대로 동선이 이어지고, 끝에는 메이크업 바와 향수 코너가 자리한다. 매장 한 바퀴로 K뷰티 루틴 한 사이클이 완성되는 구조다.

백미는 광장마켓점에만 있는 ‘원물큐레이션존’이다. 청귤·자작나무·당근·쑥·어성초·장미 등 한국 원물 6가지가 유리돔에 담겨 향까지 맡아볼 수 있다. 매대 옆에는 말린 청귤 슬라이스 실물과 효능을 한·영 다국어로 적은 패널도 놓였다. 각 원물에는 이를 활용한 K뷰티 브랜드가 함께 전시된다. 청귤은 구달(Goodal), 어성초는 아노아·아비브 등이다. 이도연 점장은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는 매장이 아니라 고객이 직접 참여하면서 K뷰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K전통시장과의 시너지다. MZ세대와 외국인이 올리브영으로 몰리면서 침체됐던 주단부에도 발길이 늘고 있다. 광장마켓점 직원들은 개점 당시 직접 시장 내 약 400개 점포에 시루떡을 돌리기도 했다. 올영양행과 같은 층의 한 한복점 상인은 “외국인 여성 등 젊은 사람들이 주단부 층을 찾으니 시장 분위기도 훨씬 살아난 느낌”이라며 “결혼이 줄면서 한복 수요도 크게 빠져 주변 한복집들이 많이 문을 닫았는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도연 광장마켓점장이 ‘원물큐레이션존’에서 청귤·장미·당근·어성초 등 한국 원료 기반 K뷰티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관광객이 올리브영 광장마켓점 피부 진단 체험존에서 피부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실제로 매장은 지난 황금연휴 기간(4월 30일~5월 5일) 랜드마크로서의 저력을 과시했다. 결제 객수는 6일 만에 4000건을 돌파했고, 5월 4일 일매출은 오픈 첫날 대비 50% 이상 뛰었다. 매출의 약 80%가 외국인에게서 나왔다. 첫 출발 치고 기존 서울권 대형 매장에 뒤지지 않는 성과라는 게 올리브영의 설명이다. 매출 상위는 마스크팩·클렌징·선케어 등 K스킨케어 루틴 카테고리가 휩쓸었다. 인기상품 1위는 원물큐레이션존과 연결된 라운드랩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이 차지했다.

특히 광장마켓점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K웨이브 영토 확장’ 전략이 구체화한 공간이기도 하다. 해외 공략과 함께 국내에선 외국인 관광 동선이 명동을 넘어 전통시장·로컬 상권으로 확산하는 흐름에 맞춰 지역 특화형 ‘K뷰티 랜드마크’를 키워 나간다는 구상이다. 비비고와 K콘텐츠로 한류를 이끌어온 그가 이번엔 K뷰티와 로컬 관광 상권을 결합한 플랫폼 구축에 나선 셈이다. 올리브영은 비수도권에 1238억원을 투자해 지역별 특색을 담은 매장을 늘려갈 계획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광장마켓점은 K뷰티 제품을 진열하는 매장을 넘어 한국의 정서와 시간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공간”이라며 “올영양행이라는 이름처럼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K뷰티 랜드마크로 키워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광장시장 상인들과의 상생을 바탕으로 K관광 산업 성장에 기여하는 매장으로 자리잡도록 콘텐츠를 지속 고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금연휴 기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피부 진단 체험을 위해 대기하고 있던 모습.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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