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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최첨단 반도체 생산"…토요타·NTT 등 8개사 '래피더스' 설립

방성훈 기자I 2022.11.11 10:11:23

토요타·소니·NTT·덴소·소프트뱅크·키옥시아 등 공동출자
2nm 이하 로직 반도체 제조 기술 확립 및 2027년 양산 목표
日정부도 6700억원 지원…美와 공동연구→생산 체계 구축
"최첨단 반도체 중요성 커져…자체 생산능력 확보 취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토요타자동차, 소니그룹, NTT 등 일본 주요 대기업 8곳이 자국 내에서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공동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최첨단 반도체에 대한 대만 의존도를 줄이고 자립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사진=AFP)


1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토요타, 소니, NTT, 덴소, NFC, 소프트뱅크,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 미쓰비시UFJ은행 등 일본 주요 대기업 8개사는 이날 공동 출자를 통해 ‘래피더스’(Rapidus)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슈퍼컴퓨터나 인공지능(AI) 등에 사용하는 차세대 반도체를 일본에서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래피더스 라틴어로 ‘빠르다’는 의미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이들 회사는 래피더스를 통해 2나노미터(nm·1nm=10억분의 1m) 이하 차세대 연산용 로직 반도체 제조 기술을 확립하고 2020년대 후반 생산 라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5년엔 2nm 반도체를, 2027년부터는 2nm 이하 반도체를 각각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일본은 올해 안에 미국과 차세대 반도체 공동 연구를 위한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하고 2025년 양산 가능한 체제를 갖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양국의 연구 성과를 양산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래피더스가 담당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래피더스는 또 2030년경엔 반도체 설계 사업에 진입하고, 향후 다른 기업들의 출자 및 협력 체계 구축 등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도 R&D 거점 정비 등을 위해 700억엔(약 6660억원)을 보조할 계획이다. 조만간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이 관련 내용을 발표할 전망이다.

로직 반도체는 스마트폰이나 데이터센터 등의 처리성능을 좌우한다. 회로폭이 가늘수록 성능이 높은데, 이를 위한 ‘미세화’ 기술 개발을 놓고 한국, 대만, 미국 기업들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현재는 3㎚까지 양산화가 진행돼 있다. 고도의 통신망이나 완전자율주행 등에서도 높은 연산능력을 갖춘 반도체 및 관련 기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일본은 데이터를 기록하는 메모리와 카메라 등에 사용되는 이미지 센서 등의 반도체에서 점유율이 높지만, 고도 연산능력을 갖춘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는 한국과 미국, 대만 등에 뒤쳐져 있다. 현재 일본에서 가동 중인 로직 반도체 생산 라인은 40nm에 그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힘을 합쳐 래피더스를 설립하게 된 것은 차세대 반도체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대만 등에 의존하고 있는 생산 능력을 자발적으로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결정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반도체가 거의 모든 제품에 필수적인 부품이 되면서 경제안보상 중요성이 확대했고,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도 자체 개발 및 생산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래피더스 설립은 도쿄일렉트론의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일본 정부의 반도체 산업 자문단 일원인 테츠로 히가시가 주도했는데, 그 역시 일본이 10년 이내에 2nm 반도체 양산을 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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