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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의 부모는 “6월 29일 화요일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학교에 간다던 아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인근 산으로 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장례를 치르던 중 교실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제보 받고 이유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수년 간의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선택한 마지막 길이였다는 것을 알았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낸다고 항상 씩씩하게 말하던 녀석인데 속으로 그 큰 고통을 혼자 참고 견디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아비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라고 전했다.
A군 부모는 “가해 학생들이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저희가 지지치 않고 싸울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 해달라. 아들의 억울함을 풀고, 학교 폭력이 없는 세상이 오도록 끝까지 도와달라”고 적었다.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19분쯤 광주 광산구 어등산 팔각정 인근에서 A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군 몸에 외상이 없는 등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발인 하루 전날 밤 A군 부모는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했다. A군 친구의 부모가 장례식장으로 찾아와 보여준 동영상에는 A군이 친구들에게 폭행당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해당 영상은 약 1년 전 촬영된 것으로 추정됐다. B군은 주변 친구들에게 “(A군이) 기절하면 말해달라”며 A군이 정신을 잃을 때까지 목을 졸랐다.
A군 친구의 부모가 장례식장까지 찾아와 영상을 보여준 이유는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A군의 운구를 하기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A군 유족은 “목을 조르던 아이 중 한 명이 (시신) 운구를 하게 돼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막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어떤 학부모님이 오셨다”며 “A군이 사망 전날에도 뺨을 맞았다는 걸 알게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학교 관계자와 가해 의심 학생 등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는 한편 참고인 조사를 진행해 유가족이 주장한 의혹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