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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부부, 조국 원망스러울 것"...與의원도 "안된다고 배웠는데"

박지혜 기자I 2019.04.11 09:33:2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둘러싼 35억 원대의 주식 보유 논란에 야당은 청와대가 인사검증에 또 실패했다며 조국 민정수석을 비판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11일 페이스북에 “이젠 아주 지친다”라며 “주식 투자 잘하고 앉아 있던 ‘거래 5000’ 이미선 판사를 헌재 재판관 후보자 한 번 해보라고 갑자기 끌어내서 전국민적 망신을 사게 한 조국, 이 자는 도대체 어디 있는가? 이 후보자 부부의 원망 소리가 그대는 들리지 않는가?”라는 글을 남겼다.

민 대변인은 “멀쩡한 사람이 이상한 자리 가면 바보된다. 투자 귀재 거래 5000‘ 이미선을 왜 헌재 재판관 후보로 앉혀 저 고생하게 하나? 조국 잘못”이라면서 “실수도 한 두 번이지. 아직도 조국의 실력을 모르겠나? 대통령 잘못. 그 대통령은? 그건 국민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재를 적재적소에 앉혀야지, 이미선을 왜 애먼 헌법재판관 자리에 앉히려고 하나? 국가를 위해 좋은 자리 하나 있다. 국민연금기금 운용본부장!”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민 대변인이 언급한 ‘거래 5000’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 청문회에 밝혀진 이 후보자 및 배우자 명의로 주식을 거래한 횟수를 말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열흘 전쯤 조국 수석은 떨어질 사람만 추천하는 신비한 능력자, 야당 입장에선 복덩이라고 했는데 이 후보자 추천에서 제 말이 맞았다는 게 재확인됐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조 수석은 청와대의 완벽한 트로이 목마”라며 “대통령 외국 계시는데도 맘 편하게 못 해 드린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통령이 조 수석을 계속 감쌀지 지켜보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지난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은 전날 청문회가 끝나기도 전에 이른바 ‘데스 노트(Death Note)’ 이 후보자의 이름을 올리며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졌다”고 정호진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정의당 데스 노트는 ‘정의당이 찍으면 죽는다(사퇴한다)’는 뜻의 정치권 속설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 정의당이 반대한 인사는 줄줄이 자진 사퇴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 후보자의 주식 보유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저도 검사 생활을 했는데 검사가 될 때 공무원은 주식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다”라고 말했다.

금 의원은 MBC라디오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해서도 이같이 말하며 “판·검사 정도 되면 상당히 많은 정보를 알 거다. 그래서 주식을 해선 안 된다고 들었기 때문에, 남편이 했건 본인이 하셨건 이렇게 한 것에 대해선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금 의원은 “그런데 주식 거래가 재판과 관계되거나 그런 부분이 나타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일(11일) 다시 한 번 의논해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전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는 ‘주식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야당은 이 후보자 부부의 주식 수익률을 보면 ‘주식의 신’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35억 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한 과정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이 후보자 부부가 지난해 초 한 건설사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한 뒤 해당 건설사는 2000억 원이 넘는 프로젝트를 공시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주식 거래는 배우자가 했고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면서 엄호했다. 다만 민주당 일부에선 판사로 재직하면서 주식 거래를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재산은 남편이 관리했다며 주식 투자에 대해선 잘 모른다”라면서도 “재산 대부분을 주식 형태로 보유해서 일부 오해하실 수 있는 상황이 있게 된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주식 거래에서 불법적인 내용은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또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되면 주식을 조건 없이 처분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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