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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편의점&]'괴작인가 명작인가'...'우유+빠삐코'x'커피+죠리퐁'

박성의 기자I 2017.07.01 18:54:04

''마시는 빠삐코'', 달콤하지만 ''원작의 맛'' 실종
''죠리퐁 라떼'', 구수한 향으로 목넘김 좋아
마시는 빠삐코 1200원, 죠리퐁 라떼 2200원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요리에 있어 ‘장난’과 ‘친절’은 한 끗 차이다. 치즈김치볶음밥을 맛있게 드시는 엄마를 보고 김장 김치에 모차렐라 치즈를 살포시 얹어놓는다거나, 김밥 꼭지를 좋아한다는 여자 친구에게 김밥 꼭지만 채운 도시락을 건넨다면 어떨까. 환호를 받거나 명치를 맞거나, 반응은 ‘도 아니면 모’다. 이처럼 친절과 장난 사이를 줄 타는 상품이 편의점 진열대에 올랐다. 롯데푸드의 ‘마시는 빠삐코’와 크라운제과의 ‘죠리퐁 라떼’가 그 주인공이다.

습한 날씨에 두 제품을 구하려 서울 곳곳을 돌았다. 마시는 빠삐코와 죠리퐁 라떼 모두 세븐일레븐 단독 상품이다. 다른 편의점에선 볼 수 없다. 다만 세븐일레븐에서도 지점에 따라 취급을 하지 않는 곳이 있다. 혹은 소량만 들여놓은 탓에, ‘매진’ 된 곳이 많았다. 지난 30일 세븐일레븐 일곱 군데를 돌고 나서야 두 음료를 손에 쥘 수 있었다.

롯데푸드의 ‘마시는 빠삐코’
마시는 빠삐코부터 살폈다. 이름 그대로 ‘초콜릿 아이스크림’ 빠삐코를 우유화(化) 한 제품이다. 포장부터 ‘빠삐코 DNA’가 묻어난다. 정면에 ‘7가지 멀티비타민’이 엄숙한 폰트로 적혀있는 게 차이점이다. ‘난 지금 건강한 음료를 마시고 있구나’ 흐뭇하게 상기하고 나면 옆면에 ’부드럽고 감미로운 나만의 Sweet memories’란 끈적한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먹는 이의 건강과 추억까지 고려한 정말이지 로맨틱한 우유다.

마시는 빠삐코의 영양성분표
한 모금 마셔봤다. 맛은 어디까지나 ‘개취’(개인의 취향)다. 주관적인 평가를 내려 보자면. 어디서 ‘빠삐코의 흔적’을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맛은 있다. 그러나 눈 가리고 먹으면 이게 마시는 빠삐코인지 일반 초콜릿우유인지 분간이 안 간다. 달콤하게 녹은 빠삐코의 ‘끝 맛’을 노리고 만든 우유인 듯한데, 정체성을 잃었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나만의 Sweet memories’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크라운과 쟈뎅이 손잡고 만든 ‘죠리퐁 라떼’
다음은 죠리퐁 라떼. 크라운제과의 스테디셀러 ‘죠리퐁’과 원두커피 브랜드 ‘쟈뎅(JARDIN)’이 합작해서 만든 캔커피다. 첫눈에 든 생각은, ‘색이 곱다.’ 낭만적인 명언도, 7가지 비타민도 찾아볼 수 없지만, 앙증맞은 캔 형태의 외모가 예쁘다. 뚜껑을 열고 닫을 수 있어 휴대하기에도 편하다. 손이 작은 기자가 들었을 때, 그립감이 좋았다. 하단에는 행여 사람들이 죠리퐁의 우우 버전으로 착각할까, ’에스프레소가 들어있어요!’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있다.

죠리퐁 라떼 영양성분표
죠리퐁과 커피의 조합이라니. 기대보단 우려가 앞섰다. 자고로 죠리퐁은 흰 우유에 타먹고, 마지막 남은 가루와 우유의 조합이 절묘하다. 그래서 커피에 죠리퐁을 타먹을 생각은 감히 한 적이 없다. 소심하게 한 입을 들이켰다. 순간 ‘요리왕 비룡’의 한 장면처럼 뜨끔했다. ‘개취’지만, 생각보다 괜찮았다. 꽤 구수하다. 일단 죠리퐁 특유의 향이 짙다. 라떼 특유의 진한 커피향을 희석시켜줘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죠리퐁의 포장뿐 아니라 맛도 잘 옮겨담았다.

두 제품 모두 일종의 ‘콜라보 창작물’이라는 점에서 제조사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만 다시 사먹으라면, 글쎄. 원작만한 모작은 없다. 죠리퐁은 과자, 빠삐코는 ‘쭈쭈바’일 때 빛이 난다. 마시는 빠삐코의 가격은 1200원, 죠리퐁 라떼 가격은 22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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