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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폭탄 하나銀 한달만 늦게 합병했더라면…

백종훈 기자I 2008.02.21 14:26:18

합병등기 한달 차이로 관련법상 `역합병` 조항 걸려
"2003년 1월이후 합병등기 했다면 피할 수 있었다"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1조원이 넘는 세금납부 위기에 처한 하나은행이 서울은행과의 합병등기 시점(2002년 12월1일)을 한달만 늦췄으면 `절세`를 할 수 있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관련법상 금지되는 소위 `역합병` 요건을 피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모 회계법인 회계사는 21일 "당시 법인세법과 시행령상 역합병은 3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하나은행이 합병등기를 2003년 1월이후로 한달만 늦췄으면 이중 `특수관계자 요건`에 해당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표 참고)

당시 법인세법 시행령 제81조 제5항 특수관계자 요건은 `합병등기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직전 사업연도 개시일부터 합병등기일까지 양 회사가 동일인에 의해 총발행주식의 30%이상 소유된 적이 있을 것`으로 돼있었다.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은 지난 2002년 12월1일 합병등기를 했다.
 
서울은행 지분 100%를 보유했던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2001년 1월1일부터 하나은행 보통주(지분 24%)와 우선주(지분 11%)를 합쳐 총 35% 지분도 갖고 있었다.

이에 따라 합병등기일 직전 연도인 2001년을 기준으로 서울은행과 하나은행 지분 30%이상을 가져 `특수관계`에 해당될 수 밖에 없다. 재경부 세제실도 지난 15일 국세청에 이 같은 취지의 유권해석 결과를 통보했다. 

한 회계사는 "하나은행은 `총발행주식 조항`에 우선주는 포함되지 않아 당시 예보 지분이 30%미만이라고 맞서고 있다"며 "그러나 합병등기를 2003년 1월 이후로 했다면 이런 논란 자체가 불필요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재경부와 국세청의 유권해석이 바뀌기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나은행이 서울은행 인수당시 재경부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세법관련 해석을 신뢰했었던 만큼, 정부 행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소송을 통해 세금을 감경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역합병이란 기업 인수합병(M&A)을 할때 적자기업을 합병후 존속법인으로 함으로써 관련세금 납부를 면제받는 조세 회피기법을 일컫는다. 하나은행은 합병 당시 누적적자가 1조원에 달했던 서울은행이 하나은행을 합병하는 형식을 취해 법인세를 감면받았다.

역합병이 성립하려면 조세회피 목적으로 ▲적자회사가 흑자회사를 합병하는 형식일 것 ▲합병법인의 법인명을 흑자회사 것으로 하거나 2년내에 흑자회사 것으로 변경할 것 ▲합병 당사자가 특수관계일 것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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