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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조항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학교폭력 자체가 사회적 의제로 떠오른 것은 1990년대 이후이고, 형법상 범죄행위보다 피해자에 대한 신체적, 정신적, 재산적 피해를 폭넓게 인정하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예방법)은 2004년에 제정됐다. 가해행위가 2004년 이전에 있었다면 학교폭력으로 처분받을 일이 없다는 의미다.
민주당이 논의 중인 조항에 따르면 학교폭력으로 퇴학 처분을 받은 경우도 공천 부적격 대상이 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학교폭력으로 퇴학처분을 받은 경우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에 남고 삭제할 수 없다. 다만 그 외 처분은 최대 2년간 보존돼 사실상 퇴학을 제외하고는 성인이 된 학폭 가해자를 걸러내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형사처벌 기록 역시 삭제할 수 없지만 형법은 학폭예방법에 비해 적용되는 범위가 좁고, 형사소송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가해자 역시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경찰 혹은 검찰이 일반적으로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려 소년보호재판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년부에서는 처벌보단 교화에 방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형사처벌을 내리기 쉽지 않다.
대표적으로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묘사된 고데기 학폭 사건의 가해자들 역시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 사건 가해자들은 만 15세로 형법상 미성년자는 아니었으나 보호관찰이나 감호위탁 등 상대적으로 약한 처분을 받았다.
이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공천 부적격 기준에 학교폭력을 넣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공천제도TF 관계자도 “당장 이 조항의 적용을 받을 공천 대상자들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앞으로 국민의 대표가 돼 정치를 하려면 학교생활에서 해서는 안되는 것이 무엇인지 사회적으로 선언하는 의미를 갖는다”며 “도덕적 잣대를 사회문화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순신 사태’의 핵심인 자녀의 학교폭력을 은폐 또는 무마 시도를 한 후보자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 역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것 역시 ‘제2의 정순신 방지’라는 취지를 살리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대부분의 현역 의원들이 50대 이상 중장년층인지라 본인의 학폭보다는 자녀의 학폭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학폭 은폐에 대한 규정을 마련했어야 했다는 얘기다.
앞선 관계자는 “(학폭 은폐를 위해)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했느냐를 따지기엔 기준이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본인과 관련한 문제는 확실히 배제하고 자녀 관련 문제는 지도부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