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올 상반기 영화·드라마 등 촬영지원이 6월 현재 90건을 기록하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하루 수 백만명의 시민들의 발이 되는 지하철은 시민의 일상과 삶에 맞닿아있다. 그런 만큼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 배경으로 자주 등장해 왔다. 2019년에는 336건으로 거의 하루에 한 번꼴로 촬영이 이뤄질 정도로 인기 촬영지였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2020년에는 66건으로 급감했다.
공사는 코로나로 인한 방역의 일환으로 2020년 2월부터 영화 촬영 협조를 잠정 중단했다가 2021년 6월부터 영업 종료 후에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제한적인 완화를 시작했다. 이후 10월부터 운행 시간대 촬영 제한 조치를 전면 해제했으나, 마스크와 발열 체크 등 방역 조치를 완비해야 한다. 이에 올 들어 상반기까지 지하철에서는 90건의 촬영이 진행됐다. 이는 작년 한 해 동안의 전체 촬영 건수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서울 지하철 뮤직비디오·드라마 촬영지 중 가장 잘 알려진 곳은 2호선 신설동역에 위치한 유령 승강장이다. 이 곳은 과거 5호선 설계 시 운행 구간으로 계획된 공간으로, 1974년 1호선 건설 당시 미리 구조물을 지어놓았으나 이후 계획이 변경되면서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 됐고, 지금은 승객 없이 차량기지로 입고하는 열차만 오가는 공간이다. 옛 지하철 역명판과 노란색 안전선이 그대로 남아 있어, 세월의 흔적이 드러나는 독특한 분위기로 인해 촬영 신청이 많이 접수된다.
공사 관내 시설물에서 촬영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공사는 누리집 내 ‘시민 참여→시설물 촬영’ 안내 페이지를 통해 촬영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지하철 이용객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승인되지 않은 촬영은 금지된다.
김정환 서울교통공사 홍보실장은 “세계 최고라고 평가받는 K-지하철의 모습이 K-콘텐츠를 통해 공개되면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더욱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