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부침주(破釜沈舟)부터 사석위호(射石爲虎), 호시우행(虎視牛行), 역지사지(易地思之), 정도무우(正道無憂)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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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시무식에서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각오로 신(新)에너지 시대에 기존사업의 디지털 전환 및 에너지전환 사업을 구체화하라”고 지시했다. ‘파부침주’는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 각오로 싸우겠다는 굳은 결의를 비유하는 말이다.
김 사장이 ‘파부침주’라는 비장한 사자성어를 신년사에 넣은 건 최악의 경영 상황과 무관치 않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석유공사의 총부채는 19조5405억원, 총자산은 18조2994억원으로 부채가 1조2400억원 가량 더 많은 자본잠식 상태다. 막대한 부채로 인해 이자비용만 연간 4000억원에 이른다.
과거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채가 많이 늘어난 데다 저유가, 탄소중립 정책 확대, 석탄산업 쇠퇴 등 대내외 환경 변화 속에 당기순손실이 계속 누적된 탓이다. 회사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정부 정책에 발맞춰 새로운 먹거리를 적극 찾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올해 영업이익 약 1조원, 당기순이익 약 2000억원을 목표로 예산을 편성했다.
◇“사석위호 자세로 탄소중립 도전”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은 ‘사석위호’(射石爲虎)라는 사자성어를 꺼내 들었다. ‘사석위호’는 돌을 호랑이로 알고 활을 쐈는데 호랑이 모양의 바위에 꽂혔다는 뜻으로, 목표가 확고하면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일도 정신을 집중하면 얼마든지 이루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남부발전은 탈탄소화의 핵심이자 수소경제 선도를 위한 전담 조직을 발전사 최초로 설치하고, 탄소중립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이 사장은 “올 한해 우리가 당면한 현안들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신발끈을 고쳐매고 격전의 장으로 뛰어 들어야 한다”며 “올해를 탄소중립 도약의 기회로 삼아 신재생, 수소 등 에너지 신산업 육성과 해외 에너지 영토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암 한국전력기술 사장은 “호시우행(虎視牛行)의 마음가짐으로 미래를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호시우행’은 눈은 늘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유지하면서도, 행동은 소처럼 착실하고 끈기 있게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역점 추진사항으로 △디지털 변환 추진 △책임경영 시스템 정착 △안정적인 사업영역 확대를 제시한 김 사장은 특히 “디지털 엔지니어링으로의 전환은 생존과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원자력·화력 발전소 설계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받던 한국전력기술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혹독한 부침을 겪고 있다. 디지털 엔지니어링 전담 조직을 만는 한전기술은 발전소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되는 데이터의 수집·저장·분석·활용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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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빈 한국중부발전 사장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를 강조했다. 김 사장은 “임인년 호랑이해에는 수많은 과제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며 “지금까지 잘해왔던 것처럼 상호 존중과 소통을 바탕으로 ‘역지사지’해서 소통과 화합으로 하나 되는 중부발전을 만들어 낸다면 올 한 해는 새로운 단계로 퀀텀점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해종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바른 길로 가면 근심이 없다는 뜻의 ‘정도무우’(正道無憂)를 언급했다. 기본에 더욱 충실하면서 원칙을 지켜나가자는 의미에서다. 그는 “수소 경제의 큰 축으로서 수소안전 기반을 확고히 구축할 것”이라며 “공공기관으로서 투명하고 윤리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도 적극 실천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