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으로 있으면서 기준금리를 인상하자는 소수 의견을 처음으로 냈던 고승범 전 위원이 금융위원장 후보로 내정되면서 곧바로 `가계대출과의 전쟁`을 선포한 만큼, 지난 5월에 금리 인상이라는 운을 먼저 뗐던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에 동참해 금리를 올릴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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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중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6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새해 예산안을 두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간 협의가 이뤄지고, 25일에는 8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공시가액 11억원으로 상향하는 종부세법 개정안이 처리될 예정이다.
16개월 만에 기준금리 올리나
뭐니뭐니 해도 이번 주 가장 관심을 끄는 이벤트는 26일에 열릴 한은 금통위 회의다. 이미 석 달 전부터 한은은 금리 인상을 위한 터 닦기를 시작했고, 고승범 전 위원이 지난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을 내자 분위기는 한껏 무르익었다. 다만 변수는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불씨다.
현재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8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인지, 다음 회의가 열리는 10월에 인상될 것인지를 두고 전망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물론이고 JP모건과 캐피털이코노믹스 등 해외 기관들도 한은의 첫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10월에서 8월로 앞당기면서 조기 인상 쪽으로 조금씩 무게추가 기우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일단 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한다고 보는 쪽에서는 계속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걷잡을 수 없이 뛰는 부동산 가격을 지목하고 있다. 실제 한은이 지난 11일 발표한 7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7월말 현재 가계대출은 1040조2000억원으로, 전월대비 9조7000억원 늘어났다. 증가폭은 지난 2004년 통계 속보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컸다.
이렇다 보니 금통위원으로 있으면서 금융 불균형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했던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위원장으로서 최우선 과제로 가계부채 관리와 자산시장 과열 대응을 꼽으며, 이례적으로 강력한 가계부채 억제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NH농협은행이 11월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데 이어 SC제일은행이 대표 주담대 상품인 ‘퍼스트홈론’의 일부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고, 우리은행도 오는 9월까지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제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이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와의 전쟁`에 한은이 동참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적어도 경제지표만 보면 명분은 충분해 보인다. 7월 취업자 수는 2764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54만2000명 늘어 5개월 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7월 소비자물가도 전년동월대비 2.6% 올라 4년여 만에 처음으로 4개월 연속 2%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나마 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는 4차 대유행이다. 코로나19 국내 신규확진자수가 연일 평균 2000명 안팎을 넘나들고 있는 만큼 섣불리 기준금리를 올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자산 버블을 이유로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던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도 지난 주 회의에서 예상을 깨고 코로나19에 따른 전국적 락다운(봉쇄)으로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다만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을 고려하겠지만 이것이 연내 금리인상 기조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금리 인상으로 자영업자 등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금리 정상화는 경기 회복을 전제로 한 것으로, 실물경제 회복으로 매출과 고용이 개선되면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도 어느 정도 상쇄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26일~28일(현지시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도 주목해야할 이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대다수 위원이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매파적 의견을 밝힌 만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구체적인 테이퍼링 시점이나 일정 등이 공개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 더 우세한 편이다.
새해 예산안 협의, 종부세법 처리
주 중반인 24일에는 정부가 민주당과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당정협의를 진행한다. 지난해 9월 올해 본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555조8000억원으로 편성했던 정부는, 내년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경기 회복을 위한 재정의 역할이 요구되는 만큼 확장적인 예산안을 짤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내년도 예산안을 보고 받으면서 “비상한 상황인 만큼 위기 극복 예산이 필요하고 확장 재정과 재정 건전성의 조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정부는 여당과 협의 등 절차를 거쳐 31일 정부 예산안을 확정하고 내달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데, 현재 정부·여당은 내년 예산 총지출 증가율을 8%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새해 총지출이 사상 처음으로 600조원을 넘는다. 올해 본예산보다 내년 총지출을 8.0% 늘리면 602조원, 8.5% 늘리면 605조원, 9%까지 높이면 608조원이 된다. 올해 본예산 증가율은 8.9%였다.
8% 증가율로 결정될 경우 이는 올해 국가재정전략회의 당시 논의되던 기준선 7%와 지난 주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던 7.5%보다 높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까지 확장재정 기조가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확장재정 기조가 유지될 경우 올해 말 기준 964조원으로 전망되는 국가채무는 내년 말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5일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종부세법 개정안 등이 통과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공시가액 상위 2% 주택에 대해 종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확정한 바 있지만 19일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과세 기준을 현행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상향키로 결정했다. 정률 기준인 더불어민주당의 당론이 조세 체계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감안하고 상위 2% 기준을 적용할 때 현행 기준선이 약 11억원에 해당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막판 기준을 바꾼 것이다.
기재위 논의 과정에서 정혜영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종부세 개정안이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 정책과 충돌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18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이번 종부세 개정안만 놓고 본다면 ‘똘똘한 한채’ 쏠림 현상을 가속화하는 요인인 것은 맞다”며 “정부는 공급대책이나 다른 대책을 통해 집값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홍 부총리는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주택 공급 등 부동산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