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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자는 재원을 마련해 기금을 조성한 뒤 관련 피해 지역 등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재원은 탄소세 징수를 비롯해 세제·부담금·배출권 거래제 개편과 기존 특별회계·기금의 통폐합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확보된 재원은 기후대응기금에 적립해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산업·지역·종사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탄소세는 해외 사례를 참조해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량이 많은 기업·업종에 부과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1월부터 탄소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앞서 민주당은 21대 총선 공약으로 탄소세 도입을 내걸었다. 지난달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탄소세를 거둬 지역화폐 형태의 기본소득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에는 명시적으로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정부는 경유세·전기요금 개편도 내부 검토 중이다. 국가기후환경회의(위원장 반기문)는 지난달 △미세먼지가 배출되는 경유차 수요·운행을 억제하기 위해 휘발유 대비 상대가격을 조정해 경유값을 인상하는 방안 △전기요금을 연료비와 연동해 조정하고 환경비용을 반영해 인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부는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2025년 이전에 최대한 빨리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끌어올려 감축 속도를 높이겠다는 내용을 담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이달 중순께 유엔에 제출할 계획이다. 가능한 법령 제·개정은 내년 상반기부터 추진하고, 차기정부 첫해인 2022년부터 국가계획에 본격 반영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관이 참여하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칭)’를 설치해 주요정책·계획을 심의·의결하고 이행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는 에너지 전담 차관을 신설해 에너지 수요 관리, 신재생 공급 확대 지원, 수소경제 관련 업무 등을 맡기로 했다.
그러나 탄소세를 도입하면 석유·철강업계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업계 부담이 불가피하다. 탈석탄·탈석유·탈원전 기조에 따라 신재생을 급속도로 확대할수록 전기요금·물가 부담도 커진다. 경유세를 과도하게 올리면 SUV 차량 소지자, 화물·운송업자, 자영업자 부담이 늘어난다. 기존 산업 일자리가 급속하게 감소할 우려도 크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한국납세자연합회장)는 “지금은 코로나19로 위축된 가계와 기업에 세 부담을 덜어주는 등 경기활력 대책이 필요한 시기”라며 “임기 하반기에 무리하게 증세를 하면 조세저항만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세=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석유, 석탄 등 각종 화석연료에 함유된 탄소량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이다.
※탄소중립=석유·석탄 등 화석연료로 발생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을 같게 해 탄소 순배출이 제로로 되는 상태로 넷-제로(Net-zero)로 불린다. 신재생을 확대하고 경유 사용을 줄이는 등 탈석탄·탈석유·탈원전 정책이다. 우리나라는 파리협정에 따라 ‘2050 저탄소 발전전략’(LEDS)을 연말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이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2050년까지 저탄소 정책을 추진하는 로드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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