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대표적인 만성 질환 당뇨병은 질환 자체보다도 합병증을 유발해 무서 질환으로 분류된다. 최근 이같은 당뇨병을 ‘위축소우회술’로 치료하면 효과적이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외과 허경열· 김명진 교수팀은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180명의 비만을 동반하지 않은 고혈당증 환자를 축소 위 우회술로 치료한 결과를 분석했다. 수술 전 평균 당화혈색소 9.14%였던 환자들이 수술 1년이 지난 후에는 6.66% 2년 후에는 6.49% 3년 후에는 6.06%로 떨어지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당화혈색소 7.0%미만을 치료 목표로 하고 개인별 치료효과를 백분율로 환산한 결과, 1년 후 66%, 2년 후 79%, 3년 경과 후에는 88%를 달성하는 놀라운 효과를 보였다. 당화혈색소 6.5%를 목표로 잡았을 때도 45%, 59%, 88%로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대상 환자의 평균 당뇨병 유병기간은 15.3년으로 대부분은 10년 이상 혈당조절이 되지 않았고 췌장기능도 많이 떨어져 어떤 방법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이다. 30년 이상 당뇨병을 앓고 있던 환자도 포함하고 있다.
허경열 교수는 “기존의 약물, 인슐린 치료,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교정으로도 당화혈색소가 7%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여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당화혈색소는 2~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치를 반영한 것으로 혈당조절이 잘 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보통 7퍼센트 이하로 관리하면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40중반에 2형 당뇨병 진단을 받고 20년 넘게 조절을 해 오는 오모씨는 혈당조절이 쉽지 않고 합병증 위험도 점점 높아져 수술을 결심했다. 2년 전 허경열교수팀으로부터 축소위우회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오씨가 받은 축소위우회술은 위의 절반 정도를 나누어 나머지 절반은 상부소장을 우회해 하부 소장과 바로 연결하는 수술이다. 위를 절제하고 봉합하는 것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자동문합기라는 장비 덕분에 수술은 의외로 간단하다. 배를 가르지 않고 복강경을 이용해 3일 정도면 퇴원할 수 있다. 잘라낸 위 절반과 소장 상부는 그냥 남겨둬도 아무런 지장이 없고 다시 원상복구 수술도 가능하다.
축소위우회술 당뇨에 효과를 보이는 원리는 상부소장과 하부소장에서 분비되는 췌장자극 호르몬이 다른 것을 이용한 것이다. 음식물에 포함한 영양분이 위를 거쳐 상부 소장으로 들어가면 인크레틴으로 알려진 GIP(glucose 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라는 호르몬을 분비하고 하부소장에 다다르면 GLP-1(Glucagon Like Peptide-1)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호르몬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최근 서구화된 생활습관과 풍족한 식생활의 결과로 GIP는 많이 분비되고 GLP-1분비는 적어지는 것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너무 많이 생산된 GIP는 오히려 글루카곤(glucagon)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여 고혈당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소위우회술은 음식물에 포함된 영양분이 상부 소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하부 소장으로 들어가게 해서 GLP-1의 분비량을 늘어나게 하며 GIP는 감소시키는 수술이다. 먹는 양이 줄어들어 효과를 보는 것보다 호르몬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즉 GIP는 낮추고 GLP-1은 높이는 것이 가장 큰 기전으로 원래의 상태로 교정해 주는 것이다.
허경열 교수는 “현재 약물로 GIP를 낮추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부작용이 많아 임상에서 사용하지는 않고 있다. 방법이 있다면 철저한 당뇨식 밖에 없다. 당뇨식은 상부소장에서 흡수가 적게 되는 음식을 의미 하는데 이를 철저히 시행하기가 어렵고, 이미 당뇨병이 생겼고 조절이 어렵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허경열 교수팀은 최근 ‘인크레틴 분비를 정상화하는 수술로써 가장 간단한 방법’ 논문을 아시안 저널 오브 서저리(Asian J. of Surgery)에 발표했고, ‘마른 당뇨 수술의 3년 결과’ 논문을 오베시티 서저리(Obesity Surgery)에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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