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회사원 박모(42) 씨는 작년말 급전이 필요하던 차에 ◇◇캐피탈이란 업체로부터 대출이 가능하다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박씨는 대출서류를 준비해 이 업체에 보냈지만 `신용조회 건수가 많아 대출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낙담하는 박씨는 며칠뒤 `신용조회 건수 과다는 전산으로 삭제할 수 있어 대출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다시 받고 대출 500만원을 신청했다. 업체 담당자는 3차례에 걸쳐 신용정보 삭제비용 20만원과 3년간 보증보험료 72만원, 1년간 이자 120만원을 입금할 것을 요구했다. 박씨는 어쩔 수 없이 총 212만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다시 전화를 시도했지만 이미 수신거부 상태였다.
최근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저신용 서민을 상대로 대출사기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의 `서민금융종합센터`에 신고된 대출사기 상담 건수는 2357건으로 지난 2010년의 794건에 비해 3배가량 늘었다.
금액으로는 6억6200만원에서 26억5600만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건당 사기피해금액도 16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커졌다.
사기범들은 주로 휴대전화나 인터넷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하거나, 인터넷 및 생활정보지 광고를 통해 피해자들을 모집했다. 피해자가 광고 등을 보고 접근하면 신용정보조회 삭제 비용, 보증보험료, 이자 등을 이유로 입금을 요구해 피해금을 인출한 뒤 잠적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피해자가 사기를 인지하고 곧바로 전화를 이용해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해도 대다수 은행들이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은행은 아예 서면요청을 해도 지급정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며, 조치방식도 서로 달라 피해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이번 달부터 대출사기에 이용되는 계좌에 대해선 서면요청 없이 피해자의 전화만 있으면 곧바로 지급 정지하는 방안을 마련, 시행키로 했다.
지급정지요청서와 신분증 사본, 경찰서에서 발급한 사건사고사실확인원 등 관련 서류는 요청 3일내에 제출하면 된다.
지급정지 요청을 받은 피해자계좌 은행도 거래내역 등을 확인해 사기이용계좌 은행에 곧바로 지급정지 요청을 해야 한다. 이들 은행은 피해자가 지급정지 해제를 요청하거나 사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소명할 경우 지급정지를 해제할 수 있다.
아울러 금감원은 불법 대부광고를 차단하기 위한 대응방안도 마련했다. 사기범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주로 이용하는 차명 휴대전화, 이른바 대포폰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전화번호의 신속한 이용정지를 위해 유관기관과 협조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인터넷 광고의 경우 금감원의 자체 점검을 통해 불법행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적발시 수사기관 통보, 포털사이트의 인터넷카페 폐쇄 등의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생활정보지 등의 업체에 `등록대부업체 통합조회서비스` 등 불법 대부업체 확인방법을 알려 게재 금지를 요청하기로 했다.
윤보일 금감원 서민금융지원실 팀장은 "대출사기 피해사례와 대응요령 등을 적극적으로 알려 대출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겠다"며 "새희망홀씨·햇살론 등 제도권의 저소득·저신용 서민들을 위한 대출상품도 널리 홍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