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환구 기자] CJ그룹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관련 6개사를 합병키로 한 데 대해 증권가에서는 CJ인터넷에 가장 불리한 결정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CJ인터넷(037150)의 실적이 가장 양호한 데다 4년에 가까운 소외 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성장의 불씨가 살아나려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최종 합병 기간까지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보다 통합 관련 변수가 더 지배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사실상 철회하는 보고서도 잇따랐다.
◇ 온미디어 등 4개사.."시너지 기대..손해볼 것 없는 결정"
성종화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6개사 통합은 지주사인 CJ나 통합의 주체이자 지주사인 오미디어홀딩스(130960) 등에는 주주가치 측면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온미디어(045710)와 CJ미디어도 실적이 부진하면서도 통합 후 매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통합법인의 핵심은 역시 케이블TV PP인 온미디어와 CJ미디어가 될 것"이라며 "내년 통합법인의 순이익 가운데 두 기업의 비중이 65.7%에 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온미디어는 PP와 SO 자회사들을 거느린 지주회사 구조를 유지하고 부실요인을 제거한 CJ미디어도 합병을 계기로 견실한 회사로 거듭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 밖에 엠넷미디어(056200)는 아직 수익 구조가 취약한 상황이며 영화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흥행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이 두 기업은 합병이 오히려 회사의 안정판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실적 좋은 CJ인터넷.."주주가치 희석 불가피"
문제는 CJ인터넷. 실적이 가장 우수한 CJ인터넷 입장에선 주주가치의 희생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CJ인터넷은 새 CEO의 취임 이후 부실을 덜어내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왔다.
성종화 연구위원은 "기존 라인업 중심의 실적회복과 `스페셜포스2` 등 차기작 모멘텀 확보로 이제 막 기지개를 펴려는 타이밍이었다"며 "실적부진한 나머지 회사들과 통합보다 단독법인으로 가는 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CJ인터넷에 대한 기업 분석은 더이상 무의미해진 상황"이라며 "실적회복과 차기작 모멘텀 등을 바탕으로 최근 저점에서 적극 추천했지만 통합 변수 발생으로 사실상 추천 의견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도 CJ인터넷에 대한 분석을 철회했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와 퍼블리싱 사업 강화 전망을 근거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지만 합병 계획으로 인해 향후 주가 흐름이 전적으로 합병법인 오미디어홀딩스에 대한 가치평가에 영향을 받게 됐다"며 투자의견과 적정주가를 철회했다.
다만 전날 CJ가 CJ인터넷의 지분 143만3691주(6.29%)를 취득단가 1만3950원에 6개월 안에 장내매수하겠다고 밝힌 만큼 주가의 하방경직성 확보에는 도움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최 연구원은 "CJ가 매수청구가 이하에서 적극적인 지분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하방경직은 확보할 것"이라며 "결국 주가 핵심은 오미디어홀딩스에 대한 가치평가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오미디어홀딩스의 사업가치는 긍정적으로 전망되나 합병까지 4개월 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매수청구가 이상의 매도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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