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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 펀드` 움직이는 손, 스피츠나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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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기자I 2009.06.17 14:45:29

WSJ 보도
超 인플레 베팅..상품투자 이력도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지난해 시장 변동성에 베팅해 100% 수익률을 기록한 `블랙스완` 저자가 참여하는 헤지펀드가 올해 초(超) 인플레이션에 베팅하고 나섰다.

`블랙스완`을 통해 글로벌 신용위기를 예견했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고문으로 있고, 마크 스피츠나겔이 대표로 있는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가 그 주인공. 운용 자산은 지난 2007년 1월 3억달러에 불과했지만, 현재 60억달러까지 늘어났다.

▲ 마크 스피츠나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가운데 올해 38세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헤지펀드 매니저 스피츠나겔이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17일 집중 조명했다.

스피츠나겔의 펀드는 인플레가 급격하게 솟구쳐야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가 7월부터 개시할 새 펀드는 옥수수나 원유 등 상품을 포함해 가격이 크게 뛸 때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자산 옵션에 베팅한다. 또 원유 시추업체나 금광업체 주식 옵션을 비롯해 인플레 경제에 약한 단기 국채에도 투자한다.

스피츠나겔은 1990년대 초 시카고 선물거래소(CBT)에서 트레이더로 활동하며 면화와 대두 같은 상품들을 사고 팔았던 이력이 있다. 그의 멘토(mentor)는 상품 트레이딩의 베테랑 에버렛 클리프이다.

클리프는 스피츠나겔에세 빨리 수익을 챙겨서(exit)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훈련시켰는데, 이는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거래였다고 WSJ은 전했다.

1990년대 말 스피츠나겔은 뉴욕으로 이주, 뉴욕대에서 수업을 듣는다. 탈레브가 여기서 교편을 잡고 있었다.

탈레브는 시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외가격(out-of-the-money ; OTM) 보다 높게 풋옵션을 사는 헤지펀드를 런칭할 계획이었다. 통상적으로는 이런 구조는 작동하지 않으며, 소규모 손실을 보게 만든다.

탈레브는 "마크는 나에게 사람들이 적은 돈을 잃어버릴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더 많이 지구력을 갖기 때문에 거의 `무적`이 된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탈레브가 결국 이런 전략으로 `엠리피카 캐피탈`을 개시, 처음엔 조금 돈을 벌었지만 변동성이 떨어지면서 수익률도 떨어졌다. 결국 2004년 펀드는 폐쇄됐다.

스피츠나겔은 모간스탠리 트레이딩 사업부 `프로세스 드리븐 트레이딩`에 비밀리에 합류했다가 2007년 초 회사를 떠났고, 유니버사를 만들었다.

유니버사는 캘리포니아주 산타 모니카의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했다. 스피츠나겔은 이 곳이 월스트리트와 먼 곳이라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금융 뉴스를 전혀 읽지 않았으며, 옵션 시장을 돌아가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는 종종 태극(Tai chi)권을 익혔으며, 이 기술과 트레이딩 전략 사이의 유사성을 보곤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작은 규모의 손실은 결국 다른 측면에선 자신에게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의 전략은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신용 위기를 맞으면서 빛을 봤다.

지난해 9월 투자자들은 의회가 재무부에 대한 7000억달러 규모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승인을 앞두고 있을 때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의회가 이를 부결하자 시장은 폭락했다.

당시 시카고에 있던 스피츠나겔은 황급히 호텔방으로 돌아가 투자자들의 전화를 받았고 랩탑을 통해 자신의 펀드 포지션을 변경했다. 그리고 그 후 몇 개월 동안 유니버사 운용 자산의 가치는 크게 늘었다.

유니버사는 현재 신속한 시장 회복에 따라 투자자들이 또 다른 급락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을 완화시켜야만 하는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스피츠나겔은 "사람들은 시장의 저점에 있다고 신속하게 생각하게 됐다"며 "약세장이 어떻게 전망될 수 있는 지, 그것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지에 대한 모든 전망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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