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빅4'' 먹구름

윤진섭 기자I 2007.04.16 14:16:12

개포주공 : 올해 용적률 배분안 재수립 변수
은마·잠실5 : 안전진단 통과 여부가 걸림돌
고덕주공 : 1지구만 순항, 나머지 단지 규제 적용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약세가 고가아파트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이는 강남 초기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소형평형 의무비율, 임대주택 의무건설,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안전진단 강화 등의 복합규제 때문이다.

특히 개포주공, 대치은마, 잠실주공 5단지, 고덕주공 등은 용적률, 안전진단 규제, 상업용지 변경 불허 등으로 인해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개포주공 = 강남구 개포동 개포 택지지구 내 저층단지들은 강남권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저층 재건축 단지로, 알짜 중 알짜로 꼽혀왔다. 개포지구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는 7개 단지 1만3000여 가구로 주공 1단지와 일원동 현대는 이미 조합설립인가까지 받았다. 또 개포시영과 주공 2-4단지는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그러나 이들 단지들은 용적률에 발목이 잡혀 사업이 중단돼 있다. 강남구청이 2002년 마련한 개포지구 단지별 용적률(전체 200%, 고층 222%, 저층 177%)배분안에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177%의 용적률을 적용할 경우 소형평형의무비율에 따라 40평형 이상은 짓기가 어렵고, 새로 건립하는 가구의 73%를 28평형 이하로 지어야 한다'고 반발, 사업이 5년 째 중단돼 있다.

5년마다 재조정되는 지구단위계획은 올해 다시 세워진다. 올해 개포주공 저층 단지의 재건축 추진 여부가 판가름 나는 셈이다. 강남구청은 공공시설 기부채납 인센티브 용적률을 포함한 230%, 저층은 190% 내외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개포 저층 기존 용적률 80%를 고려할 때 사업성은 종전보다 나아진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용적률이 190% 가량으로 정해지면 40평형대는 다소 어려워도, 30평형대 건립은 늘어나 사업성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치은마·잠실주공5 = 강남 집값을 견인하던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모두 규제 강화로 재건축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재건축 논의 자체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은마아파트는 지금까지 세 번의 예비 안전진단을 받았지만 매번 통과하지 못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에서는 본 진단은 나중에 하더라도 예비 안전진단만이라도 통과시켜 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작년 8월 25일 안전진단 절차가 강화됨에 따라 은마아파트의 안전진단 통과는 현재로선 희박한 실정. 은마아파트는 또 주민들이 소형평형의무비율 적용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작년 3월 예비안전진단에서 '유지 보수' 판정을 받았던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도 안전진단 강화로 재건축이 더 멀어진 상태다. 그동안 송파구청과 주민들이 추진했던 상업지역 용도변경도 서울시가 반대 입장을 고수함에 사실상 어렵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두 단지 모두 재건축 초기 단계인 안전진단 조차 통과되지 않은 상태여서, 재건축 사업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리모델링 전환도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어 난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덕주공 =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지구는 고덕주공 1단지가 나홀로 순항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단지는 갈 길이 멀다.

고덕주공 1단지는 지난 5일 착공식을 하고 본격적으로 새 아파트 건립 공사에 들어갔다. 2003년 4월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그해 6월 재건축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지 4년 만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6월 30일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같은 해 7월 12일부터 시행된 기반시설부담금을 피해 갔다. 또 지난해 9월 20일 관리처분계획안을 신청, 같은 해 9월 25일 이후 관리처분계획안을 신청하는 단지부터 적용되는 개발이익환수 대상에서도 빠졌다.  

13-15평형 780가구였던 주공1단지는 지상 12~20층 14개 동 25-65평형 총 1142가구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시공은 현대산업개발이 맡는다. 입주 예정일은 2009년 6월이다.

반면 고덕주공 2-7단지, 고덕시영 등 8개 단지는 사업 추진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분양가 상한제, 기반시설부담금, 개발부담금 등을 납부해야 할 형편이다. 때문에 고덕지구는 고덕주공 1단지를 제외하고 다른 재건축 단지는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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