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맹견 탈출’ 재난문자, 알고보니 소형견 3마리…“모두 포획”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대전시 동구 삼괴동의 한 농장에서 소형견 3마리가 탈출한 가운데 동구청이 “맹견 70마리가 탈출했다”는 내용의 주민 대피령을 발송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8일 오전 소형견 3마리가 탈출한 대전 동구 삼괴동의 한 농가 (사진=연합뉴스)

동구청은 8일 오전 10시께 재난 문자를 보내 “금일 오전 9시 44분께 개농장에서 맹견 70여마리가 탈출”했다며 “주민들은 해당 지역 접근을 자제하고 안전한 장소로 즉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실제 탈출한 개체는 맹견이 아닌 소형견이었으며 재난문자에 언급된 “개 농장”은 식용 목적으로 개를 기르는 곳은 아니었다고 동구 측은 전했다.

동구청 기획홍보실 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119 신고 접수 내용을 바탕으로 구청이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소형견 3마리는 모두 포획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8일 오전 10시 대전 동구청이 주민들에게 보낸 재난문자. (사진=국민재난안전포털 누리집 갈무리)

앞서 이날 오전 9시 43분께 “큰 개가 다니고 있어 물 것 같아 위험하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경찰과 119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주인이 개들을 울타리에 넣은 뒤였다.

다만 주인의 진술이 명확하지 않아 탈출한 개가 총 몇 마리였는지에 대해서는 혼선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주인 진술에 따라 2~3마리가 탈출한 것으로 파악했고 동구는 최종 현장 조사를 통해 3마리가 울타리 밖을 나간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직후 119에 즉시 공동대응을 요청했고 119 상황실 대원이 신고자와 통화하던 중 개 70마리가 탈출했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동구 측에 이를 공유했다.

이를 전달받은 동구 재난총괄 부서는 주민 안전을 위해 임의로 ‘맹견’이라는 단어를 넣고 실제 탈출한 개체 수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재난 대피 문자를 보냈다.

소형견이 탈출한 곳은 일반 농가에서 울타리를 쳐 놓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평소 개가 자주 빠져나와 인근 주민이 불안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농가에서는 주인이 행정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채 대형견과 소형견 등 30여마리를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동구 측은 주인이 농지법을 위반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