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완승]사활건 메디톡스-대웅제약,왜 이지경까지

류성 기자I 2020.07.07 09:49:58

대웅제약,2014년 나보타로 보톡스시장 진입이 발단
메디톡스,2017년 대웅상대 균주도용 혐의 국내소송
메디톡스,2019년 ITC로 소송전 확대
양사 모두 결사항전 태세로 타협점 찾기 힘들듯

[이데일리 류성 기자] 올해로 창사 75년을 맞은 대웅제약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7일(한국 시간) “대웅제약이 보톡스 제품에 사용한 보톡스 균주는 메디톡스 것과 동일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메디톡스의 균주를 도용한 혐의가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연매출 1조원이 넘는 국내 대표적 제약사인 대웅제약이 저지른 불법 행위가 밝혀지면서 대웅제약은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위기상황에 접어들고 있다.

메디톡스와의 악연은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해에 대웅제약은 보톡스 제품인 ‘나보타’를 첫 출시하면서 보톡스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이 당시 대웅제약은 “경기도 용인의 마굿간에서 자연상태에 있는 보톡스 균주를 발견했다”면서 시중에 떠도는 보톡스 균주 출처에 대한 의구심을 잠재우고자 했다.

막강한 영업망과 회사 인지도를 갖고 있는 메이저 제약사 대웅제약이 보톡스 시장에 진출하자 위기감을 느낀 메디톡스는 지난 2016년 “메디톡스에서 근무하다 대웅제약으로 이직한 직원이 훔쳐간 메디톡스 균주를 대웅제약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본격적으로 대웅제약을 상대로 보톡스 균주의 출처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7년에는 대웅제약을 자사의 보톡스 균주 도용혐의로 국내 법원에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지난해 1월에는 이번에 예비판결을 내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도 같은 혐의로 대웅제약과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국내외에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법적 다툼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메디톡스는 한때 최악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국내 보톡스 1호이자 보톡스의 대명사로 불리던 주력 제품인 ‘메디톡신’에 대해 지난 6월 식약처가 품목허가 취소를 결정하면서 회사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메디톡신의 허가취소 뒷단에는 메디톡스 전직원이 메디톡스가 메디톡신을 제조할때 원액을 변경해 사용했다는 공익신고가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 공익제보와 대웅제약과는 상당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지만 아직 뚜렷한 연관성이 밝혀진 것은 없다.

대웅제약(069620)메디톡스(086900)의 5년여에 걸친 법적 소송은 이번 ITC 예비판결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현재로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1월 예정된 ITC 최종판결도 예비판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그간 법적 다툼을 그치고 타협을 통한 화해를 위해 양사 수장들이 수차례 한자리에 마주했다. 하지만 양사가 이견이 커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마침내 ITC 예비판결까지 다다른 상황이다.

양사는 오는 11월 ITC 최종판결이 내려지기 전에 타협을 할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는게 제약업계의 시선이다. 특히 업계는 국내 대표적 제약사로 손꼽히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법적 다툼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경우 한국의 제약·바이오 업계의 해외 신뢰도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양사가 여전히 결사항전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이날 ITC의 예비판결 결과에 대해 “ITC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10년의 수입 금지명령을 포함한 구속력이 없는 권고를 하였다”면서 “미국 산업보호주의를 바탕으로 정책적 판단을 한 것으로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한계가 드러났다”고 항변했다.

메디톡스는 ITC의 예비판결 결과를 적극 활용해 국내외에서 벌이고 있는 여타 소송에서도 승소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메디톡스는 “이번 판결 결과를 토대로 ITC 소송외에 국내에서 진행중인 민사소송과 서울지검에 접수된 형사소송에서 등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기술 도용에 관한 혐의를 낱낱이 밝힐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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