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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호소했지만…日, 재택근무 지켜지지 않는 이유

장구슬 기자I 2020.04.22 09:42:18

코로나19 확산에 전국 긴급사태 선언·재택근무 요청
日기업 ‘아날로그 문화’, 재택근무 정착에 걸림돌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재택근무 제도가 도입됐지만, 일본 기업 특유의 ‘아날로그 문화’ 때문에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지하철에 등장한 재택근무 관련 옥외 광고 (사진=MBC ‘뉴스 투데이’)
22일 MBC ‘뉴스 투데이’는 “일본 기업 특유의 아날로그 문화가 재택근무 정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일본 지하철에 등장한 한 옥외 광고를 공개했다.

해당 광고에는 “재택근무가 시작됐다. 도장을 찍으러 출근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재택근무를 하고 싶어도 출근할 수밖에 없는 일본 직장인들의 마음을 대변해 폭발적인 공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 투데이는 “여전히 아날로그적으로 일 처리를 하는 일본의 경우 서류 작성은 개인 컴퓨터로 가능하지만 결재 및 계약 서류는 대부분 상사나 임원의 날인을 받아야 한다”며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부하직원뿐 아니라 상사들도 주당 3~4번은 도장을 찍으러 회사에 나갈 정도”라고 설명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AFPBBNews)
앞서 지난 1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발 외출을 자제해 달라”며 도쿄도 등 7개 도부현에 한정됐던 긴급사태 선언 지역을 전국 47개 도도부현으로 확대했다.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 0시를 기준 1만명을 넘어섰다.

아베 총리는 “지킬 수 있는 목숨도 지킬 수 없게 된다”며 “감염 위험과 등을 맞대는 가운데 현장의 의사나 간호사의 육체적·정신적 부담은 한계에 달하고 있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쿄 등 7개 광역지역에 사무실 출근이 부득이할 경우 인력은 최소 70% 감소시키라”며 재택근무를 요청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기업들에 재택근무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실제 일본 내 회사 10곳 중 3곳 정도만 재택근무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날로그 환경에 익숙한 일본 기업들은 ‘여건이 안 되는데 정부가 재택근무를 강요한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NHK 방송에 따르면 지난 21일 일본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390명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일본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자 712명을 포함해 1만2255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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