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망만큼은 세계 최고 속도를 자랑하던 우리나라에서 화재 사고로 하루 이상 전화와 인터넷이 마비되거나 불안하게 된 것은 초유의 일이다.
이번 사고가 국가기간통신망에서 발생한 게 아니라 가입자 회선 선로(광케이블) 화재로 인한 것이어서 완벽하게 이중화하기는 쉽지 않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사고 시 빠른 복구를 위해 다른 통신사 망을 활용하는 우회로 확보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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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6시 기준으로 무선망은 63% 복구됐고 인터넷 회선은 97% 복구된 상태이나 해당 지역 KT 가입자들은 여전히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KT는 이날밤 12시까지 통신망을 완전히 복구할 계획이라며 카드결제가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게 무선 라우터 1000대를 보급하기 시작했다.이번 화재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통신망 복구가 늦어진 것은 통신구에 얽혀 있는 광케이블이 타버렸기 때문이다. 불길은 잡혔지만 연기와 유독가스로 통신구 진입이 어려웠던 것도 시간이 지체된 이유가 됐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은 “국가 기간망은 바로 백업이 되도록 돼 있지만 이번 화재는광케이블이 불에 타서 가입자별로 일일이 망을 개통해 접속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T 아현지사는 다른 통신국사들과 달리 D등급이어서 통신국사 자체를 이중화하지 않았고, 현행 소방법상 500미터 이상만 스프링쿨러 장착이 의무화되는데 아현지사의 통신구는 150m여서 스프링쿨러가 없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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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도 현장을 찾아 “이와 같은 사고발생에 대비해 통신 3사 등 관련 사업자 간 우회로 등을 사전에 미리 확보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