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게이트 이후 최근 국내 판매를 재개한 폴크스바겐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난 차량은 폴크스바겐 제타 BMT 프리미엄 디젤 모델로 올해 2월 8일 오후 2시 40분경 부산 해운대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해당 차량은 2015년 11월에 출고 된 차량으로 사고 당시 약 3만5000Km를 주행하면서 순정 부품으로 정비를 받은 차량이었다.
사고 제보자 허 모씨는 당일 퇴근하고 주차를 하는 도중에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흰 연기와 함께 타는 냄새를 맡은 허 씨는 자신의 차에서 난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고 차량을 주차했다. 그는 “주차 후 차에서 내리니 연기가 나고 조수석 아래 쪽에서 불꽃이 보였고 보닛을 열어보니 자욱한 연기와 조수석 아래 부분에서 불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소화기로 초기 진화를 해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허 씨는 출고 이후 모든 정기적인 점검과 관리를 폴크스바겐 공식서비스센터에서 받았는데 이날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주행 상황에서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재 원인으로 서비스 센터의 수리 미숙을 지적했다.
차량 화재 전인 1월 15일 주차돼 있던 허 씨의 차량을 다른 차량이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접촉 사고로 인해 허 씨의 차량은 조수석 펜더, 헤드램프, 라디에이터 및 하단그릴, 휠 하우스 커버, 락케리어, 워셔 실린더 등의 조수석 주변 부품을 유카로오토모빌 서비스센터에서 수리했고 1주일 후인 22일 차를 인도 받았다. 수리 도중 정비사의 실수로 히트코어파이프가 파손됐으나 정비사는 “부품을 수급하는데 3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며 “주행하는데 문제가 없으니 주행하다가 부품이 들어오면 와서 수리를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허 씨는 정비사의 말을 믿고 차량을 인도 받고 주행하는 도중 차량 앞쪽에서 쇳소리가 나 보닛을 열어보니 보닛 안에 스패너가 들어있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미숙한 정비 후 불과 17일이 지나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다음날 화재 감식반, 자동차관련 교수, 서비스센터 정비부장, 보험사 직원이 함께 화재의 원인을 분석했고 모 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EGR밸브쪽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하지만 유카로오토모빌 측은 차량의 결함이 아니기 때문에 보상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허 씨는 이전 사고로 인한 정비 미숙으로 발생한 사고로 판단하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서비스센터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또한 서비스센터 측은 정비 실수로 발생된 화재라는 사실을 입증해 오면 보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허 씨는 이에 동의할 수 없어 수리를 포함한 차체점검 등의 행위를 금했다. 사건 해결에 관해 서비스센터와 허 씨 사이에 줄다리기가 계속 되는 가운데 폴크스바겐 코리아의 측도 차주에게 “원인을 입증하면 보상해 주겠다”며 서비스센터와 같은 입장을 취했다.
결국 허 씨는 폴크스바겐 코리아 자체 기술팀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것에 동의했다. 그러나 “화재의 원인을 찾는데 몇 주가 걸릴지, 몇 개월이 걸릴지, 아니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는 폴크스바겐 코리아의 말에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마냥 둘 수 없어 결국 ‘원인불명’으로 사건을 종결하는데 동의했다. 수리비는 결국 제보자, 서비스센터, 폴크스바겐 코리아가 3분의 1씩 부담하기로 결정하고 두 달 만에 수리를 마친 차량을 인도 받았다.
허 씨는 “차량 화재로 인해 차량에서 내리면 조수석 밑을 확인하는 버릇까지 생겼다”며 “글로벌 기업인 폴크스바겐이 차량 화재에 대한 대처가 너무 안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차로 차량을 교환해주고 지금의 차를 가지고 가서 화재에 대한 확실한 조사를 통해 화재 원인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디젤게이트로 홍역을 앓았던 폴크스바겐이 파사트GT와 티구안의 판매를 시작하며 점점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완성도 높은 차량과 성능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폴크스바겐이 공식 수리센터의 미숙한 수리와 대처로 또 다시 이미지를 깍아내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