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용 실리콘' 필러 둔갑시켜 불법시술한 50대 여성 구속

[이데일리 이승현 원다연 기자] 공업용 실리콘을 주름살 개선에 효과가 있는 필러로 속여 상습적으로 무면허 불법시술을 해온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인터넷에서 구입한 공업용 실리콘을 안면에 주입하는 시술로 19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로 오모(56·여)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자신의 집과 점집을 오씨에게 불법시술 장소로 제공해 준 박모(56·여)씨와 배모(56·여)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2013년 12월 제주도의 한 미용실에서 “맞으면 주름살이 펴지는 독일제 약을 갖고 있다”며 김모(56·여)씨를 속여 1㎖짜리 1회용 주사기에 넣은 공업용 실리콘(폴리디메틸실록산)을 10~15회 얼굴에 주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서울과 대전, 제주 등에서 지난해 8월까지 총 21명에 대해 불법시술을 했다. 이마와 코·볼·입술 등 부위별 시술은 50만원, 전체 안면시술은 150만원을 받았다. 오씨는 일부 피해자가 얼굴 전체가 붓고 실리콘이 뭉쳐 말하기조차 힘들어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겪어 항의하면 이른바 ‘실리콘을 묽게해주는 약’을 주사해 무마시켰다.

7년 전에도 불법시술을 하다 붙잡힌 바 있는 오씨는 경찰추적을 피하기 위해 손님은 박씨와 배씨를 통해 모집하고 시술 비용은 딸의 통장을 통해 입금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은평서는 행정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미용실에서 반영구 눈썹 및 입술 문신 등 불법시술을 해 2500만원 가량을 챙긴 혐의(공중위생법 및 의료법 위반)로 간호조무사 박모(39·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의료인에게 시술을 받으면 부작용이 나타나도 보상을 받을 수 없으니 꼭 전문 의료인에게 시술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씨가 소지하고 있던 공업용 실리콘과 의약품. 은평경찰서 제공

오씨가 불법시술에 이용한 공업용 실리콘을 넣은 주사기. 은평경찰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