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지난해 김택진 대표의 지분 매각 이후 반 토막 났던 엔씨소프트(036570)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엔씨소프트를 지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 대표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대신 중국시장 성공 여부와 모바일 대응력이 엔씨소프트를 판단하는 핵심요소로 떠올랐다.
엔씨소프트는 13일 전일 대비 3.31%(5500원) 오른 1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6일 장중 12만5000원까지 추락했던 주가가 지난달 말부터 상승세를 타며 20만원대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6월 김택진 대표가 지분을 넥슨에 매각한 후 27만~28만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20만원대로 추락했다. 이후 ‘블레이드&소울’, ‘길드워2’ 등 신작게임 출시에 힘입어 주가가 회복되는 듯 싶었으나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특히 블레이드&소울의 국내 부진까지 겹쳐 올해 초에는 주가가 12만~13만원대에 머물며 좀처럼 상승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반토막이 났다.
이를 두고 증권가는 엔씨소프트 불확실성을 그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동안 엔씨소프트 성장은 김 대표가 주도해왔다. 특히 김 대표는 게임의 기획부터 개발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신경써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 대표는 창립자이자 최대주주로 누구보다 엔씨소프트 성장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다.
김 대표가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는 것은 엔씨소프트의 성장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을 만 했다. 지분 매각 이후에도 김 대표가 엔씨소프트를 이끌었지만 예전 같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우세했다.
최근 엔씨소프트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김 대표의 영향력보다 중국에서 블레이드&소울 성공과 모바일 게임 출시 등에 관심이 쏠리는 추세다. 주가가 오르고 있는 이유도 중국에서 블레이드&흥행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블레이드&소울은 중국에서 지난 7일부터 비공개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만명이 참가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증권사는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23만~25만원 수준으로 높여 잡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모바일게임에서도 성과를 보일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김 대표보다 넥슨의 영향력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넥슨이 이미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 등을 성공시켰고 자회사인 게임하이의 ‘서든어택’ 등을 적극 중국에 진출시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넥슨은 모바일에 사활을 걸고 흥행작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엔씨소프트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과 주가 향방은 블레이드&소울의 중국 성공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