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씨의 초기 투자비는 1억2000만원. 보증금이 1억원, 침대, 소품 등의 구입에 2000만원을 썼다. 방은 총 4실, 최대 16명이 숙박할 수 있게 꾸몄다. 6인실 두 개(침대 당 하루숙박료 2만원)와 2인실 두 개(하루숙박료 5만~6만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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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꽉 차면 하루 숙박비는 46만원, 월 최대 1380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매달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들어가는 고정비는 전기·수도·가스비 100만원, 아침식사 준비에 100만원, 월세 350만 원 등 총 550만원이다. 조 씨는 한 달 만에 객실점유율 40%를 넘겨 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그러나 그는 4개월 만에 프리랜서인 동생에게 게스트하우스를 맡기고 본업이었던 금융업으로 돌아갔다. 오빠에게 게스트하우스를 넘겨받은 동생 조 씨(39·여)는 “회사를 관두고 일에 매달렸을 만큼 오빠의 기대가 컸는데, 생각보다는 수익이 별로였다”면서 “수익을 떠나서 이 일이 본인 성향에 맞지 않았던 것도 큰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오빠는 이 일을 임대사업으로만 생각했지 청소, 빨래, 외국인 응대 등 자질구레한 일상사를 처리해야 하는 일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면서 “참고 일했지만 큰 재미를 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자 관두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 직장의 소득을 크게 웃돌지 못하는 운영수입과 종일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하는데서 오는 피로감이 걸림돌이었던 셈이다.
조 씨가 오빠에게서 넘겨받은 게스트하우스는 현재 객실점유율이 약 70%로, 월 순이익은 300만~400만원 정도다. 침대수를 늘려 수익성을 높이고, 직원을 채용해 업무를 분담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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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온 배낭여행객 퍼시(23)씨는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과거 그곳에서 숙박하고 온 이들이 웹사이트에 남긴 후기들”이라며 “소형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하는 큰 이유는 그 특유의 친밀감 때문인데, 직원을 고용하고 침대수를 늘리는 등 수익성 중심으로만 운영하면 소문이 퍼져 금세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길 것”이라고 말했다.
서교동 내 유명게스트하우스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는 성모씨도 “게스트하우스는 임대업이 아닌 생계형 서비스업이라는 점”이라면서 “주인이 갑, 세입자가 을인 일반임대업에 비해 게스트하우스는 주인이 을, 방문객이 갑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을 수익형 임대사업이라고 안일하게 접근하는 사람들은 대단한 착각을 하는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여행경험이 많고 좋아서 하는 사람들이 잘 할 수 있는 구조며, 아니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씨 역시 “오빠는 자신이 가진 포부와 벌이, 하는 일이 불일치하는 것을 가장 힘들어 했다”면서 “프리랜서인 나는 상대적으로 이 일이 적성에 맞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유럽의 게스트하우스 주인들은 한국인들의 인터넷 예약을 받기 위해 밤낮을 바꿔서 생활할 정도로 공을 들인다. 수익형 임대사업이라고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안일한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하려 해서는 곤란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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