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방송통신]휴대폰값 거품조사 역차별은 없나

양효석 기자I 2011.03.29 10:48:58

정부, 국내제품 가격인하 압박
국내 통신사 부담 큰 외국 제품은 언급없어..`역차별 논란`

[이데일리 양효석 기자] "애플 아이폰 국내판매 시기를 조금만 더 앞당겼어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늘 입버릇 처럼 하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최 위원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스마트폰 대응을 빨리 해줘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한다.

삼성전자 `갤럭시S`가 선전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전자(005930)SK텔레콤(017670)이 공동 기획해 만든 갤럭시S는 양사가 기대했던 수치 이상의 성과를 냈다. 덕분에 아이폰이 독식했을 뻔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국내기업의 위상을 높일 수 있었다.

전세계 IT시장은 스마트폰 OS(운영체계) 주도권을 쥔 애플·구글 진영과 나머지 진영이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KT 등 국내기업들은 애플·구글과 힘겨운 싸움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정부가 국내기업들의 선전을 응원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최근 모양새를 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간 신경전이 고조됐다. SK텔레콤이 아이폰을 판매한 이유도 있겠지만,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휴대폰 값 조사에서 비롯됐다.

공정위는 스마트폰 출고가와 단말기 보조금 등에 대한 불공정행위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삼성전자는 출고가를 인하하는 대신 제조사가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최종 판매가는 변함이 없으면서 요금 인하에 대한 소비자 기대감만 높여, 자칫 통신사만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번 공정위 조사 대상에 애플·HTC 등 해외기업은 배제돼 있다는 점이다. 국내기업과 해외기업간 역차별이 나타날 수 있다.

삼성전자 통신부문 영업이익률은 작년 분기별로 8∼12%대를 왔다갔다 했다. 물론 통신부문에는 네트워크 사업도 포함되지만 휴대폰 사업이 절대적이다. 반면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30%를 넘어선다. 휴대폰 값 거품론으로 따지자면, 애플 아이폰이 갤럭시S 보다 먼저 조사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정책은 일방적이다. 이통사에게 1∼2년치 최소 판매물량을 보증받고 판매가격도 정해준다. 이통사는 싫으나 좋으나 애플이 정한 가격에 맞춰 판매하고, 판매를 늘리기 위해선 요금정책을 통해 준보조금을 지급해 이익률을 조정할 수 밖에 없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연간 수십종의 휴대폰을 개발 하지만, 그중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모델은 한두개에 불과하다"면서 "휴대폰 모델 하나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계산 없이 단순히 잘팔리는 휴대폰 값이 비싸다고 정부가 조사하는 것은 시장원리도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앱 개발사 관계자도 "지금 국내 기업들과 개발자들은 애플·구글과 글로벌경쟁을 하고 있는데, 정부는 물가안정이라는 이름 아래 국내기업 목만 조이고 있다"면서 "도무지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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